실시간 뉴스
  • 산업銀의 속좁은(?) 내부고발자 추적
지난 14일 산업은행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고 일하는 일부 직원들은 의미없는 일에 매달려야 했다. 이날 본지 사회면에 실린 ‘高卒 텔러들에 밀린 산업은행 大卒 텔러’라는 제목의 내부고발자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전해들은 이야기지만, 산업은행은 내부고발자가 누구인지 파악하기 위해 취재기자의 뒤를 쫓은 것으로 파악됐다. 출신지, 출신고, 출신대학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인맥을 총동원했다는 전언이다.

이런 모습에 기자는 한번 더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기자가 기사를 통해 지적한 부분은 역차별 문제이다. 대통령의 한마디에 모든 정부기관이 앞다퉈 고졸 채용에 나섰고 산업은행이 그 선봉에 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는 사이에 발생한 문제가 새로 채용된 고졸 텔러들과 바로 몇 달 전에 채용된 비정규직 고졸 대졸 텔러 사이의 역차별 문제였다. 기자는 이를 지적한 것이었다.

이 문제는 산업은행에서도 역차별에 있어서는 “문제가 있다”고 인식한 터다. 인식했다면, 그곳에서 논의를 새로 시작하면 된다. 역차별 문제를 고치고, 앞으로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였다. 겉으로는 문제에 대해 동감을 표시하면서도 속으로는 내부고발자 추적에 나섰다.

아마도 내부 정보가 밖으로 쉽게 흘러나가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며, 향후 인사 등에서 불이익을 주기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산업은행이 우리 국가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상당하다. 우리나라를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키우는 데 기반이 됐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산업은행이 내부 소통이 안 되어 밖으로 나온 문제를 틀어막기에만 노력해서는 안 된다. 흘러 내리는 한 물줄기를 막았다고 해서 나머지 넘쳐 흐르는 물들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견문발검(見蚊拔劍)이라는 말이 있다. 모기를 보고 칼을 뽑는다는 말로 사소한 일에 크게 화를 내는 모습을 뜻한다. 산업은행이 쌓아온 명성에 걸맞게 근원적인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기를 기대한다. 그래야 국책은행으로서의 산업은행,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산업은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coo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