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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성 세자녀 죽인 사이비목사 부부가 남긴 말은…
“후회돼요. 죽어도 싸죠. 자식이 죽었는데 무슨말을 하겠어요.”

현장검증 내내 고개를 들지 못한 아버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눈물을 쏟아내며 오열했다.

전남 보성경찰서는 15일 감기증상을 호소하는 세 자녀에게 잡귀를 몰아낸다며 때리고 굶겨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구속된 박모(43)·조모(34·여)씨 부부에 대한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박씨 등은 오전 10시 검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어두운 점퍼를 입은 채로 교회에 들어가 범행을 재연했다.

아픈 자녀의 손을 묶고 매를 때린 부부의 두 손은 흰 밧줄로 묶여 있었다.

현장 검증은 부엌과 거실을 겸한 방에서 자녀를 때리기 전 도망가지 못하도록 식탁 위에 엎드리게 한 후 손을 스타킹으로 묶는 것부터 시작됐다.

탁자 위에 놓인 마네킹의 손을 목도리로 묶던 아내 조씨는 도중에 주저앉아 두 손을 마주 잡고 흐느꼈다.

이어 자녀 방에 들어간 부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머뭇거리며 자녀가 숨졌을 당시를 재연했다.

경찰은 박씨 부부가 지난달 16일 감기를 호소하는 자녀를 병원에 데려간 뒤 설인 23일, 아이들이 평소보다 밥을 많이 먹고 몸에 귀신이 들어온 것 같다며 귀신을 물리치고자 머리를 자르고 24일부터 금식기도를 위해 물만 먹이며 체벌해왔다고 밝혔다.

박씨 부부는 이틀에 하루씩 교대로 금식하며 음식을 먹었으나 아이들은 매일 금식시켰다고 진술했다.

1차 부검에서 둘째는 아무것도 먹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첫째와 셋째는 몰래 약간의 음식을 먹은 흔적이 발견됐다.

박씨 부부는 아이의 훈육에 관한 성경 구절을 마음대로 해석해 남편은 허리띠, 아내는 파리채 등으로 아이들을 9일동안 매일 수십 차례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내 조씨의 진술과 부검 결과에 따르면 큰딸은 지난 1일 오후 10시께, 8살 아들은 2일 오전 5시께, 셋째는 2일 오후 7시께 숨졌다.

서형종 보성경찰서 수사과장은 “1차 부검 결과 아이들의 죽음이 허약해진 상태에서 폭행 등으로 인한 쇼크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3일 박씨 부부를 구속한 경찰은 보강 수사를 거쳐 17일 검찰에 신병을 인계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교회언론회는 지난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사건의 장본인 박모씨가 실제 정통 기독교나 신학을 공부한 바 없고, 목사 안수를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헤럴드생생뉴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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