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새누리당 의원이 박원순 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를 겨냥해 “특이체질이라 군대가라”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군대가 피크닉 가는 건 아니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23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는 전 의원과 진 교수가 출연,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4주년 기자회견 평가를 비롯해 SNS(소셜네트워크) 문제, 박주신 MRI 논란, 학생인권조례 등에 대해 열띤 설전을 벌였다.
진 교수는 SNS 관련 토론 중, 22일 전 의원이 박주신 씨를 겨냥해 트위터에 올린 “특이체질이라 군대가라”라는 글을 문제 삼았다. 진 교수는 “박주신 씨가 그렇지 않아도 엄청난 고통을 받지 않았나. 파파라치들이 동영상 찍겠다고 쫓아다녔고 기자들 때문에 집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심지어 여자친구 신상까지 털렸다”라며 “이건 가공할 인권침해인데 거기에다 대고 그런 말까지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제대로 내 글을 읽었다면 그말 하나 가지고 공격할 일이 아니다. 박주신 씨의 체격이 80kg로 보이진 않았기 때문에 강용석 의원이 제기할 만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전국의사총연합에서 이건 분명히 본인(박주신)의 것이 아니다 했는데 왜 본인이 내 몸무게가 80kg 정도 되고, 이걸 얘기 안 했는지”라며 책임을 박 시장 아들에게 돌렸다.
그는 또 “박주신씨가 MRI상으로는 굉장히 심각한 상태인데 동영상 같은 걸 보면 뛰어도 다니시고 힘든 교회 행사에도 참석하더라”며 “그렇기 때문에 굉장한 특이체질이라면 군대에 가서 어려운 일도 있겠지만 홍보병도 있고 여러가지 있지 않나? 해병대 가라는 얘기가 아니었다. 본인이 그런 것에 대해서 한번 얘기를 해보자 이런 거였지…”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진 교수는 “환자마다 어제 연세의료원 의료진이 말한 것처럼 증상의 차이는 있다. 그저 걸어다니는데 지장이 없다고 군대 가라는 결론이 나오진 않는다”며 “왜냐하면 군 생활은 전 의원이 상상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힘들다. 군대가 피크닉 가는 건 아니지 않느냐”라고 전 의원의 의견을 즉각 반박했다.
한편, 토론 말미에 전 의원과 진 교수의 논쟁은 학생인권조례 찬반으로 옮겨갔고, 이는 동성애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반대하는 전 의원은 “난 동성애자에 대해서 편견은 없다”며 “다만 교사는 동성애자 성향이 있는 학생이 있다면 부모에게 알려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태생적 동성애자인지 아니면 일종의 트렌드로, 또는 친구에 의해서 영향을 받은 건지를 명확히 해야 하는데, 그것을 알리는 게 개인의 프라이버시라는 건 문제”라며 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하는 근거를 밝혔다.
이에 진 교수는 “전 의원은 동성애를 유행의 문제로 보는 것 같다”며 “트렌드라고 하는데 남들이 동성애 하는 걸 보시면 전 의원도 여성과 자고 싶어지나? 그건 전혀 다른 문제다”라고 반박했다.
진 교수는 “독일에 있는 애가 학교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엄마 아빠가 둘다 생물학적 남성이다. 입양한 아이인데 우리 아이와 문제 없이 잘 지낸다”며 “(동성애 문제 외에) 학교에서 소지품 검사나 휴대폰 문제 등등 아주 구체적인 세안에 대해선 여러가지 조정이 필요하겠지만 학생을 하나의 인격으로 바라보는 학생인권조례의 취지는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혜미ㆍ양대근 기자 /ha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