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계열사 주주가 롯데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로 손해를 봤다며 롯데그룹 임원 등 4명을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 롯데 측은 ‘정상적인 계약’이었다며 즉각 반발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박규은)와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롯데피에스넷의 2대 주주 ‘케이아이비넷’은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국제실장(사장), 임종현 롯데기공 사장(전 롯데알미늄 사장) 등 임직원 4명을 배임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롯데피에스넷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업을 맡아, 롯데백화점-롯데마트-세븐일레븐으로 이어지는 롯데의 유통망에 ATM을 공급하는 계열사다. 케이아이비넷 측은 롯데피에스넷이 ATM 구매 과정에서 롯데알미늄을 ‘중간 도매상’격으로 끼워 넣어 수십억원의 중간 마진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ATM을 제조사로부터 직접 구매하지 않고 롯데알미늄을 통해 구매함으로써 대당 1449만원(2010년 10월)인 ATM이 1570만원으로 뛰었고 이 과정에서 롯데알미늄은 21억7800억원을 중간수수료로 챙겼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주 고발인 조사를 한 데 이어 조만간 황 실장 등 롯데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공정위 역시 롯데알미늄의 행위가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