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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치담배’가 돌아왔다
어렵던 시절 낱개로 팔던 담배
‘살기 힘들다’소리 나오던
2010년부터 찾는 사람 늘어
주로 50대이상 남성들 많아


지난 27일 오후 4시께. 서울 종로의 한 가판대 위에 놓여 있는 과자, 껌들 사이, 숨겨진 듯 놓여 있는 뜯어진 담뱃갑이 놓여 있다.

KT&G의 디스와 디스 플러스, 라일락, 에쎄 라이트 등 종류도 다양하다. 한 60대 남성이 익숙하게 라일락 한 개비를 뽑아내 입에 물고 고무줄에 연결된 라이터를 끌어다 불을 붙였다. 그리곤 이 남성은 200원을 내밀었다. 이른바 ‘개비담배’다.

가난했던 시절 한 개비씩 사 피우던 이 담배가 서울 시내에서 다시 부활하고 있다.

개비담배가 부활한 이유는 다양하다. 건강상 금연을 결정했지만, 쉽게 끊지 못한 이들부터 주변 시선 때문에 한 갑을 사 가방에 넣고 다니기 부담스러운 여성, 담배는 끊지 못하겠고, 경제적 어려움은 더해져 한 갑을 고스란히 살 수 없는 이들까지.

종로에서 가판대를 운영하는 이모(65)씨는 “사람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고 말하기 시작하던 지난 2010년쯤부터 다시 개비담배를 찾는 사람이 늘어 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종로에서 40년 동안 가판대를 운영했다는 A(여ㆍ75)씨 역시 “하루에 많이 팔릴 땐 15개비가 나가기도 한다”며 “국산ㆍ외국 구분하지 않고 한 개비에 200원에 팔고, 주로 50대 이상의 남성들이 많이 사 간다”고 했다.



개비담배는 용돈이 궁한 대학생들에게도 인기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근에서 가판대를 운영하는 B씨는 “내가 담배를 진열해 놓지 않으면 몇몇 대학생들이 와서 ‘할머니 담배 한 갑 뜯어 놓으세요’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B씨는 “요즘 학생들이 돈이 없어서 담배를 낱개로 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지웅 기자> /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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