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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절 폭주족은 잘못 가르친 어른 탓”
내일 제93주년 3·1절…김영관 광복군동지회장이 말하는 ‘의미와 과제’
독립유공자 4년새 73명 세상 떠나
경제지원보다 제대로된 예우 절실

선거의 해…정치권 단결 최대화두
불행한 역사가 주는 교훈 되새겨야

“요즘 일부 젊은이들이 3ㆍ1절을 오토바이 타는 날로 잘못 알고 있더군요. 폭주족들의 위험천만한 도심 질주는 그들만의 잘못이 아닙니다. 나라를 빼앗긴 불행한 역사를 경험하고도 후손들에게 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윗사람들의 잘못이 더 큽니다.”

기억해야만 할 것들이 잊혀지고 흩어지고 나면 다시 모으는 데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독립’이란 단어엔 이를 위해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 그리고 희생이 스며들어 있다.

미수(米壽ㆍ88세)의 광복군에게 3·1절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때의 기억은 마치 어젯밤 꿈처럼 생생하다. 허나 세상은 점차 잊어간다.

제93주년 3ㆍ1절을 이틀 앞둔 지난 28일.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만난 김영관(88) 광복군동지회장은 “3ㆍ1절은 망국의 원인을 되새겨 오늘과 내일을 대비하고 국권 회복을 위한 임시정부의 독립투쟁 정신을 오늘에 살리는 날”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이러한 의미와 애국지사들의 노고를 잊어버리는 동안 3ㆍ1절이 매년 반복되는 평범한 휴일로 전락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영관 광복군동지회장은 “충실한 역사 교육을 통해 단결된 힘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김 회장은 “우리 민족은 3ㆍ1운동을 통해 일제의 국권침탈 이후 처음으로 전 세계에 단결된 힘을 보여줄 수 있었다”며 “충실한 역사 교육을 통해 이러한 의미를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와 함께 독립운동의 역사를 썼던 노군(老軍)들은 점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생존 중인 독립유공자(건국훈장ㆍ건국포장ㆍ대통령표창 수훈자)는 135명으로 4년 전인 2008년(208명)에 비해 73명이나 줄어들었다.

김 회장은 “지난해 회장 취임 당시 광복군동지회원이 74명이었는데 1년도 안 돼 3명이나 세상을 떠났고 이 중 거동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절반에 불과하다”며 “이들의 평균 연령 또한 무려 90세에 가까워 지금 추세대로라면 대부분 몇 년 안에 세상을 떠날지도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

나라의 근간을 세우는 데 큰 공로를 세운 이들이지만 생활은 그리 윤택하지 못한 경우도 많다. 허나 노군은 경제적 지원보단 제대로 된 예우가 더 절실하다가 호소한다.

김 회장은 “독립유공자와 유족들의 가장 큰 바람은 단순한 경제적 지원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이 자신들을 제대로 예우하고 기억해주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후손들이 없어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해 방치된 애국지사 묘역도 많다. 심지어 해외에서 적극적인 독립운동을 하고도 공훈을 인정할 만한 물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독립유공자로 수훈되지 못한 애국지사들도 상당수”라고 아쉬워했다.

총선과 대선이 잇따라 예정돼 있는 2012년. 국가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애국지사는 무엇보다 ‘단결’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갈라져 싸우지 않았으면 한다. 과거의 부족했던 점과 실패를 기억해야 한다”며 “불행한 역사를 경험하고도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했다면 불행한 역사는 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당부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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