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적 취득을 포기하고 해군에 동반 입대한 뒤 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부(이하 해군인방사)에서 함께 근무하다 전역을 하게 된 형제가 있어 화제다.
해군인방사 소속 참수리-373호정의 허정훈(24) 병장과 물개 82호정의 허주찬(20) 병장이 바로 그 주인공.<사진>
형제는 주한미군 출신인 의붓아버지로 미국 국적을 보유할 수 있었지만,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라”는 어머니의 뜻을 따라 미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고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해군에 자원 입대했다.
특히 형 허 병장은 입대 당시 목사가 되기 위해 신학을 공부하면서 졸업 후 장교로 복무하려고 했다. 하지만, 동생 주찬 병장이 학교생활에 힘들어 하며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군 복무를 결심하자, 동생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돼 주기 위해 함께 해군에 입대하게 됐다.
형제가 해군에 입대한 2010년에는 형제나 친구가 같은 곳으로 지원해 함께 근무할 수 있는 해군 동반입대제도가 없었다.
그러나 형제 모두 다행히 같은 해군인방사에 배치하게 됐다. 형은 고속정(참수리-373호정)에, 동생은 전투근무지원정(물개 82호정) 소속으로 함께 근무할 수 있었다.
부대에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만 해도 큰 힘이 됐다는 이 형제는 외박과 휴가 등도 항시 함께 해 형제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모범적인 생활도 인정받아 현재 둘 모두 생활반장으로서 동료 수병들을 이끌고 있다.
형 정훈 병장은 “평소 동생과 대화가 많지 않고 관심사도 달라서 군 입대 전에는 서로 서먹서먹했는데, 2년 동안 군생활을 함께한 지금은 예전보다 더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군 복무를 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지만, 무엇보다 동생과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동생 주찬 병장 역시 형의 격려에 힘입어 힘든 함정 생활 중에도 대학진학을 목표로 틈틈이 공부하며 전역 후 검정고시에 응시할 계획이다.
두 형제는 오는 25일 해군인방사에서 함께 전역식을 갖는다.
인천=이인수 기자/gilbert@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