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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쌍한 시정마’ 실컷 흥분만시키고 결정적 순간엔 구경만…
교미 전 암말 애무하는 역할 담당

스트레스 많아 평균수명 2~4년 짧아


시정마(始情馬ㆍTeaser Horse)라고 있다.

몸값 비싼 씨수말이 교미 작업을 하기 전까지 암말을 애무해 흥분시키는 일을 하는 말이다.

사전적 의미는 “교미 때 암말에게 혈통 좋은 수말이 채이지 않도록 암말의 기분만 떠보는 말”을 뜻한다. 시정마는 우수혈통의 종마(種馬ㆍStud)에 속하는 씨수말 대신 씨암말을 유혹하기만 한다.

말은 발정기가 되면 포악해진다. 암말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몸값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씨수말을 암말 뒤꽁무니에 내놓을 수 없다.

암말이 뒷발로 냅다 차기 때문이다. 자칫 우수 혈통의 종마가 다칠 수 있다.

게다가 말의 교배시간은 짧으면 5초, 길어야 1분을 넘지 못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정말은 암말 뒤에서 유혹, 애무만 한다. 그리고 중요한 순간에 우수 종마가 등장해 대신 올라탄다.

시정마는 대개 체력이 좋고 암말에게 접근하는 기술이 뛰어난 잡종말을 쓴다. 또 암말의 상태를 잘 살피고, 발정 적기에 있는 말에만 접근해 구애행위가 적극적이어야 한다. 암말의 경우 시정마에게 처음에는 경계하며 거친 방어행동을 하지만 끈질긴 시정마의 구애 행동에 받아들일 자세를 만든다.

이후 바통은 씨수말에게 넘겨준다.

씨수말에게 자리를 뺏긴 시정마는 거친 항의를 하듯 울부짖고 발버둥 친다는 게 한국마사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부 암말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시정말은 관리자들로부터 몽둥이 사례를 받기도 한다. 일부 시정말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겨우 모신 씨암말에게 임신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마주에게는 1년 농사 다 망쳤다는 한탄이 자연스레 흘러나온다.

스트레스가 많다 보니 시정마의 삶은 짧다.

일반적으로 2~4년 정도 평균 수명보다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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