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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군, 제주 구럼비 발파 착수…반대측과 마찰 심화
제주 해군기지 부지 내 속칭 ‘구럼비 해안’ 바위를 부수는 발파를 둘러싸고 7일 새벽부터 서귀포시 현장 곳곳에서 경찰과 반대측 간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경찰이 6일 오후 제주 해군기지 건설공사와 관련해 구럼비 해안 발파 화약 사용 허가를 전격 통보한 데 따른 대립이다.

구럼비 해안 바위는 폭이 1.2km나 되는 한 덩어리 희귀지형으로 구럼비 바위에는 용천수가 솟아나 국내 유일의 바위 습지를 형성하고 있다.

해군은 육상 케이슨 제작장을 만들기 위한 바닥 평탄화 작업 등을 위해 구럼비 해안 바위를 폭파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회와 전국 시민사회단체는 “구럼비 해안 바위 폭파는 제주도민에 대한 모욕이며 서귀포시민의 식수원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하며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7일 해군기지 시공사측은 구럼비 바위를 부수어 육상 케이슨 제작과 시설공사를 위한 평탄화 작업을 진행키로 하고 15㎞가량 떨어진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의 한 업체에 보관된 발파용 화약 운송을 시도하고 있으나, 강정 주민들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도내·외 시민단체 활동가 등 수백여명이 새벽 3시께부터 비상사이렌 소리를 듣고 강정마을에 속속 집결, 화약 운송로 차단에 나섰다.

▲구럼비 해안                                                                          <사진출처=카페 ‘구럼비야 사랑해’>

이들 일부는 마을 동쪽 편에 있는 해군 제주기지사업단 부근의 강정천 다리 주변에서 진입로를 막고 집회를 벌이고 있다. 그중에는 쇠사슬로 서로 몸을 묶고 연좌농성하는 주민도 목격되고 있다.

또한 마을 서쪽 편에서는 월평동과 연결된 도로가 차량으로 차단된 상태다.

천주교 문정현 신부 등 활동가와 주민 20여명은 새벽 4시께 해군이 쳐놓은 펜스를 넘어 구럼비 해안으로 들어갔다가 일부가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활동가들은 날이 밝으면 카약을 타고 구럼비 바위로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측의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구럼비가 파괴되는 것은 강정은 물론 제주가 파괴되는 것”이라며 “공권력을 앞세워 들어온다면 온몸으로 막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강정항과 해군기지 건설 현장 주변에 경기지방청 소속 경력 510여명과 도내 전·의경 560여명 등을 배치하는 등 화약 수송에 따른 경비에 나서고 있다. 주요 도로 곳곳에도 순찰차가 배치돼 화약운송 차량의 이동경로를 주시하고 있다.

구럼비는 지질학적 보전가치로 해군기지 반대운동가들은 ‘구럼비 바위’ 지키기에 나서 해군기지 반대 운동의 상징이 됐다. 구럼비 바위가 전면 봉쇄되기 전까지는 해군기지 반대운동가들이 카약을 타고 들어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지윤 기자/ j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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