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삼성동 소재 오피스텔. A(27ㆍ여)씨는 청바지에, 티셔츠, 오리털 패딩 점퍼를 입고 오피스텔로 출근을 한다. 그러나 출근 후 A씨는 옷을 갈아 입는다. 야한 옷이다.
그리고 A씨는 이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했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경찰서가 검거한 성매매 업자 B(37)씨 등 업주 2명과 B씨 등 여종업원 4명 등 모두 8명은 이런 식으로 서울 강남 일대 오피스텔을 임대한 뒤 직장인들 대상으로 낮시간에 성매매 영업을 했다.
주변 사람들은 A씨 등이 성매매 여성인지 전혀 눈치 챌 수 없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011월 12월 초부터 이달 3월 2일까지 4개월여 동안 삼성동 소재 오피스텔 8곳을 임대한 뒤 남성들로부터 1인당 14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B씨는 이중 5만원을 A씨등 성매매 여성에게 대가로 챙겨줬다.
또 다른 업주 C(35)씨는 사전예약제를 통해 신원이 확실한 남성 손님만 골라 받았다. C씨는 삼성동 일대 5개 오피스텔을 임대해 사전예약을 한 남성 손님을 대상으로 시간당 13만~15만원을 받고 윤락영업을 했다. 두 업주는 성매매 여성들의 선정적인 사진과 프로필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남성들을 유인했다.
성매매 여성들은 업주들이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놓은 모집광고를 보고 면접을 본 뒤 고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철저히 ‘현금’만 받고 성매매 영업을 했다. 카드는 절대 사절이었다.
게다가 성매매를 했던 오피스텔까지 가는 길은 철저히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손님이 전화를 걸어오면, B, C 사장은 손님을 오피스텔 부근 편의점이나 지하철역 출구로 나오라고 한 뒤 신원에 이상이 없을 경우 오피스텔로 안내하는 등 치밀함도 보였다.
성매매 여성들조차 B, C사장이 몇 군데나 오피스텔을 임대해 영업을 하는지 모를 정도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4개월 넘게 영업을 했지만, 성매매를 했던 남성들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아직 수사가 안된 상황이다.
100% 현금만 받았기 때문에 성매매와 관련된 증거를 확보할 수 없기도 하다. 또 전화 통화 내역을 확인해 봐야 겠지만, 성매매 남성들이 “그냥 호기심에 전화만 해봤다”고 할 경우 법적인 제재를 가할 수도 없다.
현재 경찰이 확인한 성매매 남성은 한 명에 불과하다. 경찰은 수개월동안 오피스텔 성매매가 이뤄진 만큼 성매매한 남성이 수십 에서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앞으로 전화추적과 사무실로 활용됐던 한 오피스텔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통해 이들에 대한 신원파악과 소환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