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을 벌기 위해 군고구마 장사를 하는 줄 알았던 고교생들이 ‘일진’ 출신 형들의 강요에 의한 행위였음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9일 학교 후배들에게 군고구마 장사나 스마트폰 절도 등을 시켜 수익금을 상납받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공갈 등)로 김모(22)씨 등 5명을 구속하고 공범 9명을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약 5개월간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김모(17)군 등 학교 후배들을 때려 겁먹게 한 뒤 80여 회에 걸쳐 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재학시절 ‘짱’이나 ‘일진’으로 불리던 이들은 상납금을 만들어 오라며 지난해 12월 후배들에게 송파구 장지동 등지에서 오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군고구마 장사를 하게 하고 수익금 400만원 상당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정해놓은 금액을 채우지 못한 피해자들에게 스마트폰을 훔쳐오라고 지시하기도 하고,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며 후배들을 사우나로 데려가 담뱃불로 살갗을 지지는가 하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모(18)군 등 후배 둘이 자신들의 휴대전화를 훔쳐갔다며 뒤집어씌우고는 이들을 렌터카에 태워 경기도 하남시 야산으로 끌고 가 3시간에 걸쳐 폭행한 끝에 현금과 오토바이를 빼앗았으며,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모텔에 감금하기도 했다.
‘신고하면 가족을 몰살시켜버린다’는 협박을 받은 피해자들은 수사가 시작된 뒤에도 보복범죄가 두려워 제대로 진술조차 하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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