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방송은 13일(현지시각) “총선을 앞둔 한국에 뜻밖의 정치 바람이 불고 있다”면서 “4명의 중년 정치 평론가들이 정부를 풍자하는 ‘나는 꼼수다’를 정치에 관심 없던 20대가 가장 많이 듣는다”고 소개했다.
루시 윌리엄슨(Lucy Williamson) BBC 서울 특파원은 ‘나꼼수’ 콘서트 영상을 보여주면서, “부스스한 머리에 이런 환대를 받는 걸 보면 인기 뮤지션이라 착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은 반정부 풍자에 일가견이 있는 중년의 정치 평론가들이다. 이들이 출연하는 ‘나는 꼼수다’가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나꼼수 팬인 조윤지 씨를 밀착 취재하면서, 조 씨가 나꼼수를 들은 후 일본 위안부 문제부터 한미 FTA에 이르기까지 문제의식을 가지게 됐다고 전했다. 또 BBC는 대통령 명예훼손으로 수감된 나꼼수 진행자 중 한 명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며, 지난 10일 1000여 명의 나꼼수 팬들과 함께 ‘봉주열차’에 오르기도 했다.
나꼼수 멤버 김어준 씨는 BBC와위 인터뷰에서 “저들은 우리가 괴담을 유포하고 표현의 자유를 악용해 거짓을 일삼는다고 떠들어댄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장이 결국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우리를 손가락질하는 이들은 우리 주장이 사실일까봐 겁을 내는 것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윌리엄슨 특파원은 “기성 정치인들이 의외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나꼼수’에게서 느끼는 가장 큰 두려움은 바로 팬들일 것”이라면서 “앞으로 있을 총선과 대선에서 젊은 유권자들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한데 이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나꼼수 군중 속에는 학생과 기업인은 물론 공무원들도 눈에 띈다”면서 “대부분 시위라고는 모르고 살아온 이들이지만 나꼼수라는 대항문화 덕분에 이들이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혜미 기자 @blue_kn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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