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박규은)은 서울 반포지구 내 인공섬 ‘세빛둥둥섬’ 임차사업 과정에서 투자자들을 속여 수십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등)로 전 시설운영사 CR101의 실제경영자 정모(45)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 씨는 2010년 세빛둥둥섬 임대차계약에 따른 중도금을 내지 못해 계약이 해지될 처지가 되자 “고수익에 따른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겠다”며 정모 씨 등 투자자 5명으로부터 21차례에 걸쳐 35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씨는 2010년 보증금 96억여원, 월 임대료 10억8000만원에 사업시행자인 ㈜플로섬으로부터 세빛둥둥섬을 임차하는 계약을 맺었다. 검찰은 인테리어와 사업 초기손실분 등을 고려할 때 350억원은 있어야 되지만 정 씨가 세운 회사는 자본금도 가장납입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씨는 대신 프로젝트 파이낸싱(PF)를 통해 200억원을 조달하려 했으나 이를 주관한 증권사는 이미 PF자금을 조달하더라도 5~10년 간 상환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 씨 스스로도 사업초기 약 8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던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돈줄이 막힌 상태에서 정 씨는 “무디스에서 사업성평가가 아주 좋게 나왔다. 세빛둥둥섬에 예식장 등을 설치하면 2011년 사업 첫해에만 순이익을 254억원 거둘 수 있다”며 “35억원을 투자하면 차례로 상환하고 2014년부터는 분기별로 순이익의 50%를 배당해 주겠다”는 거짓말로 투자자들을 유인했다. 그러나 정 씨가 계획한 예식장 등 영업시설은 공공성이 확보되지 않고 시민들에게 무료 개방돼야할 전망공간까지 침범, 승인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정 씨는 이 외에도 회삿돈 수천만원을 횡령하고, 사채업자로부터 빌려 회사 계좌에 넣은 주금(株金) 3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세빛둥둥섬은 오세훈 서울시장 재직시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반포대교 남단에 들어선 총 면적 9629㎡의 인공섬이다. 시는 민간자본 960여억원을 들여 외형을 꾸려놓았지만 플로섬이 CR101과 계약을 해지한 뒤 새 운영자를 찾지 못해 표류하고 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