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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사권 조정때와 뭐가 달라”…경찰 부글부글
관할서 이송 강력 반발
“검ㆍ경수사권 갈등이 있었을 때 수사권 분리는 결국 국민을 위한 것이었는데 이걸 살리지 못하고 타협했다. 이번 건도 다를 게 없지 않나. 국민 여론은 분명 경찰 쪽에 있는데….”

경찰 간부가 현직 검사를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사건을 관할 경찰서로 넘기라는 검찰의 지휘를 경찰청이 수용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선 경찰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나이 많은 경찰들은 ‘이럴 줄 알았다’며 패배주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젊은 경찰들은 수뇌부 책임론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16일 경찰청이 경찰의 검사 고소사건을 검사의 주거지에 위치한 대구 성서경찰서로 이송하라는 검찰의 안을 수용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일선 경찰들은 대부분 이에 대해 ‘부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경찰서의 형사반장은 “언제 우리가 의견 갖는다고 반영된 적 있나? 훌륭하신 윗분들이 알아서 하는 건데 뭐…”라며 애초에 기대도 안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계속해서 의견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야 상식선에선 ‘경찰이 부패 검사 조사했으면’ 하고 생각하지만…”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다른 경찰서의 경위급 경찰도 “권력은 분산돼야 하는 게 상식 아니냐. 이송 지휘에 쉽게 따라줘선 안 된다. 고소를 왜 했겠느냐. 공정성 때문에라도 수사는 경찰청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경찰들은 수뇌부 책임론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모 지구대 경장급 인사는 “경찰 수뇌부에 문제가 있다. 검ㆍ경 수사권 갈등이 있었을 때 타협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검찰 쪽이 기가 살았다. 게다가 이송 지시를 그대로 따르면 또다시 검찰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일선 경찰들의 사기가 떨어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다른 지구대 경장급 인사는 “이번에 밀양에선 모욕도 듣고 간섭도 받았다. 이건 쌍팔년도 상황이다. 경찰이 선진화되고 개혁됐는데 검찰은 자신들 마음대로”라며 “경찰 수뇌부 쪽에서 책임을 져야 할 문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경찰서 형사과 경위급 인사는 “어차피 검ㆍ경 때도 그랬고 아무리 문제 제기해도 답은 없다. 나야 정년도 얼마 안 남고 지금껏 해왔던 대로 하면 되지만 남아 있는 젊은 친구들은 반발이 얼마나 심하겠냐”며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건팀/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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