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 탈루, 배임, 횡령 등 의혹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선종구(65) 하이마트 회장이 이번 주중 사법처리될 전망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는 금명간 선 회장을 재소환해 조사한 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피의자 신분인 유진그룹 유경선(57) 회장과 김효주(53) 하이마트 부사장에 대해서도 일괄 사법처리한다.
검찰 관계자는 20일 “증여세 탈루와 배임, 횡령 등 혐의에 대한 수사는 상당한 진전이 있다”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선 회장의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선 회장을 19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6시간여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이에 앞서 아들 현석(36) 씨를 15~17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유 회장과 김 부사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선 회장을 상대로 네덜란드 등 조세피난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1000억원대의 돈을 빼돌리고, 역외 탈세로 마련한 자금 중 일부를 자녀들에게 넘기면서 거액의 증여세를 탈루한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특히 현석 씨 명의로 200만달러짜리 미국 베버리힐스 고급빌라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불법 증여가 있었는지 집중 추궁했다.
하지만 당초 금융당국으로부터 의뢰 받았던 재산 해외도피 의혹에 대해서는 유출 외 은닉 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입증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선 회장이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에 지분 13.97%를 전량 매각하고, AEP가 다시 2007년 말 유진그룹에 재매각하는 과정에서 이면계약을 맺고 횡령ㆍ배임을 저지른 혐의를 조사했다. 유진그룹은 당시 입찰가를 1조9500억원으로 적고도 2조원 넘게 써낸 GS리테일을 제치고 최종 인수자로 낙찰받았다.
선 회장은 이 같은 혐의에 대해 대부분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혐의 입증 및 사법처리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