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사 자 돌림’ 고소득 직업은 과연 만족도도 높을까?
한국고용정보원이 2010~2011년 국내 759개 직업의 현직 종사자 2만6181명을 대상으로 직업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가 20일 발표됐다.
이번 조사에서 수입과 만족도는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 안정 직업으로 꼽히는 세무사 18위, 판사 22위, 관세사 30위, 노무사 35위 등이 상위권에 들긴 했지만, 통상 선망 직업으로 각인된 의사와 변호사는 각각 44위와 57위에 그쳤고 변리사, 검사, 약사는 각각 133위, 142위, 149위에 머물렀다.
‘사 자 돌림’ 가운데는 항구나 연해를 출입하는 배를 타고 안전한 수로로 이끄는 일을 하는 도선사가 11위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고위 공무원은 55위, 국회의원은 73위였다.
반면 가장 만족도가 최상위로 꼽힌 직업은 돈을 많이 버는 직업보다 시간적 여유가 많은 직업이었다. 특히 교육과 문화예술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초등학교 교장은 만점 21점 중 17.8667점으로 만족도 최고 직업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로는 성우가 뽑혔고 상담전문가, 신부, 작곡가가 뒤를 이었다.
만족도 상위 20개 직업 중 초등학교 교장을 비롯해 대학교수 7위, 대학 총장14위, 초등학교 교사 16위, 특수학교 교사 20위 등 교육 분야 직업이 5개로 가장 많았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작곡가와 학예사(큐레이터)가 공동 5위에 올랐고 국악인이 8위를 차지하는 등 4개 직업이 20위 안에 포함됐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선호도 높은 직업과 만족도 높은 직업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기업체 규모가 크고, 임금수준이 높고, 해당 직업이 요구하는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직업 만족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김균 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임금이나 사회적 지위 등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느끼는 보람과 개인적인 시간여유, 몇 살까지 일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더니 사회 통념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며 “교육과 문화예술 분야는 정년이 상대적으로 길고 시간적 여유가 많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사회적 기여도(4점), 직업의 지속성(4점), 발전가능성(4점), 업무환경과 시간적 여유(4점), 직무만족도(5점) 등 5가지 요소에 대해 각 직업 종사자들이 매긴 점수를 평균해 얻었다.
한편 직업 만족도가 낮은 직업으로는 노점 및 이동판매원, 주차관리원 및 안내원, 콘크리트공, 홍보도우미 및 판촉원, 청소원, 목욕관리사 등 육체적으로 힘이 들거나 사회적 지위가 낮다고 여겨지는 직업이 많았다.
김지윤 기자/ j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