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스마트폰 시장, 강자만이 살아남는 밀림화되고 있다
사업 철수,전환기업 속출 우려
휴대전화 시장에서 줄곧 1위를 지키며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노키아, 기업용 스마트폰으로 맹위를 떨치며 미국에서 점유율 50%까지 차지했던 림. 전통의 휴대전화 대기업들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 자릿수 점유율로 허덕이는 사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점유율이 30%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제조사 화웨이와 ZTE까지 각각 5, 6위권에 올라서며 애플을 제외한 노키아와 림은 어느 새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최근 2,3년전 만 해도 5위권 안에 들었던 모토로라 또한 올 1분기 3%대라는 초라한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10위권 수성마저 힘들어보이는 상황이 됐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애플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단계에 이르면서 이 시장도 어느덧 강자만이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 형성된 지 3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정글(밀림)’로 변모해가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업계에선 림이 최근 선언한 스마트폰 원격 통제 소프트웨어 ‘모바일퓨전’을 두고 림이 자사의 스마트폰 블랙베리에 대해 현상유지 조차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모바일 퓨전은 업무 상으로 스마트폰을 쓰는 사용자가 늘면서 기업이 이를 원격으로 통제, 회사 정보나 자료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알랜 파네직 림 부사장은 “정부나 기업은 임직원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업무에 활용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이를 관리해줄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모바일 퓨전이 애플의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까지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장 도슨 오붐(시장조사기관) 모바일 연구원은 “림이 블랙베리로는 더이상 스마트폰 경쟁에서 버티기 힘들다고 판단한 sign(신호)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림이 아이폰과 갤럭시 등에 밀려 대안의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지만, 블랙베리 판매하는 것 만큼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림의 실적 또한 블랙베리를 유지하기 힘든 현실을 말해준다. 림은 지난해 4분기에 1억4000만 달러(1600억원)의 적자를 냈다. 2년 전만 해도 46억 달러의 영업이익을 만들었지만 경쟁에서 도태되며 대규모 적자의 수렁에 빠진 셈이다. 안방인 캐나다 시장에서도 아이폰에 밀리며 스마트폰 점유율도 2위로 밀려났다.

림이 스마트폰 시장이 아닌 B2B로 눈을 돌리는 사이 실제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일본 최대 전자업체인 도시바는 최근 휴대전화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그동안 후지쯔와 공동으로 운영하던 후지쯔도시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지분 19.9%를 후지쯔에 넘기고 완전 철수를 선언했다. 후지쯔도시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은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미미하지만 일본에서는 애플(27%), 샤프(18%)에 이어 3위(16%)를 달리고 있다.

스마트폰 업계의 일촉즉발 생존위기 상황에 대해 제조사 수장들은 “이미 한참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리처드 유 화웨이 디바이스부문 사장은 “향후 아주 적은 수의 제조사만 살아남아 앞으로 서너곳 정도만 스마트폰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공세가 워낙 거세 올해 하반기면 경쟁에서 도태하는 회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이 1년간 이어지고 LTE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업계에선 스마트폰 관련 특허를 보유하지 못한 기업들도 생존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