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4·19 희생자들 향해 52년만에 내민 화해의 손짓
이승만 前대통령 양아들 이인수 박사 민주묘지 참배…“아버지의 애도 뜻 전하러 갔다” 밝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아들 이인수(81) 박사가 마침내 국립4ㆍ19민주묘지를 찾아 화해의 손짓을 내밀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대신했다.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다. 그렇게 52년의 세월이 흘렀다.

4ㆍ19혁명은 1960년 4월 당시 여당인 자유당이 이기붕 씨를 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개표를 조작하자 부정선거 무효와 재선거를 주장하며 학생이 중심이 돼 일으킨 혁명. 정권의 강력한 탄압으로 당시 대학생은 물론 시민이 다수 희생됐다.

이 박사는 18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4ㆍ19 영령의 명복을 비는 마음과 아버지의 애도하는 심정을 영령에게 고함으로써 책임을 다했다고 느꼈다”며 “마음에 품고 지냈던 모든 것을 풀어 홀가분하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지난 설연휴가 시작되는 1월 21일 두 아들과 함께 4ㆍ19민주묘지를 찾았다. 두 아들은 묘지 밖에서 기다리게 했고, 이 박사는 홀로 꽃을 들고 고개를 숙인 채 걸어들어갔다. 헌화를 하고, 이 박사는 양아버지인 이 전 대통령의 총칼에 쓰러진 199명 영령 앞에 서 30여분간 묵념을 했다. 

이인수 박사가 지난해 4월 19일 서울 수유동 국립4ㆍ19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려 하자 유족이 막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이 박사는 “지난해 유족과 인사도 나누고 이야기도 하고 싶었지만 그런 분위기가 안돼 이번에 조용히 다녀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이제 내가 할 일은 끝난 것”이라며 “4ㆍ19에 대한 사과는 이 전 대통령이 하야하면서 이미 이뤄졌지만, 이 전 대통령이 모르는 사이에 일어난 4ㆍ19 희생자에 항상 애도하는 심정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박사는 굳이 부모인 이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참배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52년 만에 이 전 대통령의 양아들인 이 박사가 헌화, 묵념, 애도 등을 했다는 점에서 4ㆍ19혁명 희생자에 대한 사죄의 뜻을 밝혔다고 볼 수 있다.

김일주 이승만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은 “이 전 대통령은 4ㆍ19 당시 숨진 젊은이에 대해 항상 안타까워했다”며 “이런 이 전 대통령의 뜻을 전하기 위해 이 박사가 지난해 화해 차원에서 민주묘지에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박사가 내민 화해의 손짓에 4ㆍ19혁명 희생자 유가족은 일단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진정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를 달았다. 과연 52년 만의 참배를 통해 ‘4ㆍ19’가 갈등을 딛고 화해의 역사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민상식 기자/m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