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서울시, 수백억 들여 만든 첨단쓰레기통 뚜껑도 안열리나?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청소차 없는 동네’를 표방하며 서울시가 은평뉴타운에 수백여원을 들여 시범적으로 설치한 ‘첨단쓰레기통’이 잦은 고장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첨단쓰레기통’은 ‘센서스티커가 부착된 쓰레기봉투’를 인식한 후 뚜껑이 열리며 음식물 쓰레기 등의 생활 쓰레기를 자동으로 소각한다.

하지만 은평뉴타운 내 첨단 쓰레기통이 센서 인식을 잘 하지 못해 일부 주민들이 쓰레기를 아파트 단지 내에 그냥 버리고 가는경우가 왕왕 발생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SH공사는 총 563억원(자원회수시설 259억원, 수송관로 304억원)을 투입해 2007년 3월부터 ‘쓰레기일괄처리시스템’공사를 시작해, 2008년 10월부터 주민들이 이용하기 시작했다. 은평뉴타운 내에 설치된 첨단 쓰레기통에 주민이 생활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는 땅 속에 만든 송관로를 통해 풍력으로 이동해 플랜트 내 소각시설에서 처리된다. 서울시가 이 ‘쓰레기일괄처리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은평뉴타운은 ‘청소차가 오지 않는’ 동네가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쓰레기 처리 장치가 센서를 잘 인식하지 못해 쓰레기통 문이 열리지 않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것. 출근길에 쓰레기를 들고 나오거나, 비 오는 날 쓰레기를 버리러 나오는 주민들은 문이 열리지 않으면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시간이 촉박해 가야 하는데 계속 쓰레기봉투와 씨름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결국 일부 주민들은 쓰레기봉투를 쓰레기 처리 장치 앞에 놓아두고 줄행랑을 친다. 첨단 쓰레기통 앞에는 쓰레기봉투가 쌓이게 된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회사원 고모(54ㆍ여) 씨는 “아침부터 쓰레기 쌓여 있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나쁜 게 당연하다”면서도 “쓰레기통 문이 안 열리는 출근 시간에 난감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은평뉴타운 쓰레기수송관로를 담당하는 E업체는 “센서는 사용 횟수에 따라 인식률이 떨어진다”며 “두 달 간격으로 단지를 돌며 관리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사용이 잦아질 경우 더 빨리 인식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쓰레기 처리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일하는 경비원들의 차지가 된다. 은평뉴타운에서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는 원칙적으로 구청에서 수거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비원들이 일일이 주민들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밖에 없다. 이 지역 아파트 단지에서 일하는 한 경비원은 “누가 버린 지 모르니까 내가 치워야지 별 수 있느냐”며 아파트 내 쓰레기통으로 향했다. gyelov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