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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 대선은 ‘박근혜 대 박근혜’의 싸움이다” - 함성득 교수(대통령학)
<기획시리즈 = 대통령의 자격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② = 함성득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ㆍ대통령학>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함성득 고려대 행정학과(대통령학) 교수는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주의 이미지를 버리고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함 교수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이 압도적인 지지율 격차 속에 ‘이명박 대 이명박’의 싸움이 됐던 것처럼, 이번 대선은 ‘박근혜 대 박근혜’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만큼 ‘박근혜 대세론’이 견고하다는 것이다.

10년 전 ‘이회창 대세론’과 지금의 ‘박근혜 대세론’을 비교 분석한 함 교수는 “경상도의 (박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지지율 강도가 5~10%는 더 높고, 충청도 역시 박 전 비대위원장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에 대한 향수가 강하다”고 전했다. 이회창 전 대표 역시 충청도 출신이였지만, 지금의 박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표심만은 못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번 대선의 변수는 ‘박근혜’로 모아지는 셈이다.

함 교수는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려만 가진 것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정수장학회, 육영재단, 영남대, MBC 문제 같은 것은 박 전 비대위원장 스스로 털고 가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함께 친박(親朴) 계파의 문제도 소통의 문제와 연결되는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안철수ㆍ문재인 등 야권 주자들에 대해서는 인지도와 검증의 문제를 지적했다. 함 교수는 “문재인ㆍ김두관 후보의 경우 전체 국민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 인지도가 낮은 문제가, 안철수 원장은 정책과 사생활, 기업가로써의 업적, 학력과 가족 문제 등 검증 절차가 남아있다”고 전했다.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리더십으로는 ‘입법적 리더십’을 꼽았다. 정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입법이 필요한 만큼 ‘대(對) 여야’ 관계를 원만하게 이끌 수 있는 부드러운 대통령, 열린 마음으로 타협을 이끌어내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5년 단임제 아래서는 성공한 대통령이 아닌, 실패하지 않는 대통령이 되야만 한다”며 “큰 어젠다보다는 작은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박근혜 대세론’은 10년 전 ‘이회창 대세론’과는 다르다

박근혜 대세론은 10년 전 당시 이회창 후보와 차이가 있다. 우선 경상도 지지율의 강도가 높다. 당시 이회창 후보 때는 지금처럼 부산, 대구 등에서 압도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압도적이다. 이회창 후보 때보다 5~10%는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또 충청도가 있다. 박근혜의 어머니, 육영숙 여사에 대한 향수가 강하다. 이회창은 본인을 충청도 출신이라 해서 지역표를 얻었지만, 지금 육영숙 여사를 둔 박근혜에 대한 충청도의 표심은 이회창 후보때 보다 더 높다. 마지막으로 재외국민투표를 봐야 한다. 이들은 대부분 보수적 성향을 갖고 있다.



▶이번 대선은 “박근혜 대 박근혜의 싸움”

이번 대선은 “박근혜 대 박근혜의 싸움”이다. 대통령이 되려면 가진 것을 버려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 때도 ‘이명박 대 이명박’의 싸움이었다. 워낙에 압도적인 지지율 격차가 있었다. 그가 당선될 수 있었던 것 중 하나도 그가 가진 것 중 가장 큰 것, 재산을 버렸기 때문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우 가진 것은 아버지의 공과(功過)다. 이 중 과(過)에 대해서는 진솔한 사과로 해결해야 한다. 또 정수장학회, 육영재단, 영남대, MBC 문제도 스스로 털고 가야만 한다. 대선 과정에서 상대방의 집중 공격은 뻔하다. 먼저 털어야 한다. 친박 계파의 문제도 있다. 이는 소통의 문제로 연결된다. 이 세가지를 털고 갈 수 있다면 박근혜의 승리다.


야권 주자들은 자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문재인ㆍ김두관ㆍ안철수 정도를 꼽는데,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상남도지사는 인지도가 낮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정책과 사생활, 기업가로써의 업적, 학력과 가족 등 검증을 넘어야 한다.

반면 박 전 비대위원장의 경우 검증은 끝났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검증을 넘어 유권자들의 마음을 여는 과제가 남았을 뿐이다. 야권 주자들 중 문제인은 도덕성 측면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인지도가 낮은게 문제다. 안 원장은 기대감은 높지만 모호성이 크다. 인지도도 낮다. 그래서 내일 당장 선거한다면 박 전 비대위원장이 이길 것이다.

남은 기간 박 전 비대위원장은 능동적으로 정책과 스타일 등에서 변신해야 한다. 공주 이미지를 버려야 한다.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와야만 한다.


▶시대적 정신은 ‘열린 소통’...‘입법적 리더십’ 필요

이번 대선의 시대적 정신은 열린 소통이다. 진정성 있는 사람에게 유리하다. 이게 박 전 비대위원장의 가장 큰 과제다.

대선 유력 3인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은 모두 교육받은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막말과는 거리가 멀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이명박 대통령 때와는 다르다. 둘은 말을 험하게 하는 스타일이였다. 그래서인지 요즘 유권자는 막말이라면 무조건 배타적이고 싫어한다.


차기 대통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제나 외교의 성과가 아닌 ‘대(對) 여야 관계’ 가 문제다. 정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입법이 필요하다. ‘입법적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드러운 대통령, 열린 마음으로 타협을 이끌어내는 대통령이 되야 한다. 3명 모두 이 점에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열린 자세, 즉 듣고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 대선은 ‘서드(3rd) 베스트 고르기’가 될 수 있다.


수도권 젊은층들은 못 가지고 못 배운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가진 대통령을 원한다. 개방적인 사고를 가진 대통령이다. 이들을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공약도 최저 빈민층의 복지와 젊은 층 일자리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복지 논쟁도 계속될 것이다.


▶30%의 스윙보터를 잡아야 승리...

정책적으로 박 전 비대위원장은 ‘좌 클릭’, 야당 주자들은 중도를 향해 ‘우 클릭’ 해야 한다. 정치적 중도층을 포용해야만 이긴다. 30%의 스윙보터(swing voter)를 잡아야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정치는 양측이 35%의 지분을 가진 상황에서 30%가 좌우한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는 좌쪽으로 이끌려가던 야권 주자들에게 호재다. 한미FTA 폐기가 아닌 보완, 제주 해군기지 무효가 아닌 보완을 이야기해야만 스윙보터를 잡을 수 있는데 통진당 때문에 이걸 못해왔다.


지금은 소녀시대, 슈퍼주니어의 시대다. 한 개인이 아닌 집단의 능력이 큰 시대라는 뜻이다. 야당에게 이 점은 유리하다. 많은 스타 플레이어를 앞세운 ‘쉐도 케비넷’을 적극 활용하면 좋다. 심상정 노동부 장관, 박영선 법무부 장관, 문재인 또는 안철수 총리로 선수친다면, 이들과 함께 박 전 비대위원장 한명과 싸우는 길이다. 반면 박 전 비대위원장에게는 이런 것이 부족하다. 야당에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다음 대선에서도 야권 연대의 효과는 클 수 있다. 특히 수도권 젊은층의 두터운 신임을 받을 수 있다.


새누리당의 비박(非朴) 그룹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 김태호 당선자 등 이들의 2등 역활도 중요하다. 문제는 박 전 비대위원장의 공포심이다. 5년 전 경선 과정에서 생긴 공포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두 자리 숫자의 지지율을 가진 2등이 나올 수 있다면 본선에서도 유리하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축구로 비유하면 박 전 비대위원장이나 야당 주자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자다. 문제는 이들이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나와 이길 수 있는가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자(맨유나 첼시)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챔피언스리그 전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자리 숫자 지지율의 2등 역할이 필요하다.


▶성공한 대통령 보다 실패하지 않는 대통령이 돼야...

성공한 대통령 보다는 실패하지 않는 대통령이 되야만 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어차피 절대 지지율에서는 소수자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겼다고 했지만 전체 유권자의 30% 정도다. 그래서 힘으로 몰아붙일 수가 없다. 다음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큰 어젠다보다는 작은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드는 것이 더 좋다. 대통령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책임을 가진 장관들이 각 분야에서 작은 성공을 만들면 이것이 모여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장관 임기도 좀 더 늘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 다행히 인사청문회 도입으로 그런 기반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차원에서 장관을 국회의원 다선 중에서 임명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제의 약점도 보완되고, 레임덕도 막고, 당과 정부의 공동 책임 문화도 만들 수 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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