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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고위직 최고스펙은 고시?
청장·차장 등 모두 고시 특채
경찰대 출신은 차기정부서 가능



경찰 고위직을 꿈꾼다면 어떤 스펙을 쌓아야 할까.

일단 ‘고시’ 출신이면 고위직까지 올라가는 데 유리한다. 사법고시, 행정고시, 외무고시 등을 패스한 후 경찰로 입문하면 고위직까지 올라가는 게 수월하기 때문이다. 실제 경찰청장, 경찰청 차장,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경찰 고위직 수장은 모두 ‘고시’출신이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행시 30회, 김정석 경찰청 차장은 사시 30회,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은 행시 30회다. 고시에 합격한 후 경찰행을 택했다.

전임자인 조현오 전 청장(16대)은 외시 15회, 강희락 전 청장(15대)은 사시 26회, 이택순 전 청장(13대)은 행시 18회, 허준영 전 청장(12대)은 외시 14회, 최기문 전 청장(11대)은 행시 18회이다. 최근 7명의 청장 중에서 간부 후보 출신인 어청수 전 청장(14대)을 제외하고 모두 고시 출신이다.

고시 특채는 경찰청 인사과에서 법률지식이 요구되거나 행정ㆍ기획력이 필요한 인력 수요를 국ㆍ관별로 조사해 채용계획을 세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년 정기적으로 채용하지는 않는다. 2009년 이후 3년 만에 채용한 올해는 사시 출신 5명, 행시 출신 3명이 특채됐다. 29일부터는 충남 아산의 경찰교육원에서 12주간의 교육을 받는다.

과거 경찰청 외사국 등에서 외국어 능력을 검증받은 외시 출신에 대한 특채 수요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일반 직원의 외국어 실력이 상향평준화해 외시 특채는 유명무실해졌다.

고시 특채 출신 경찰의 진출 현황을 보면 4월 30일 현재 54명이 현직이다. 경무관 이상은 13명으로 행시 출신으로는 치안총감 1명, 치안정감 1명, 치안감 2명, 경무관 2명이며, 사시 출신으로는 치안정감 1명, 치안감 3명, 경무관 3명이 재직 중이다. 이 밖에 총경이 22명, 경정이 19명이다. 경무관 이상의 경찰 고위직이 76명인 것을 감안하면 고시 특채가 전체의 71%에 달한다. 이는 총경 이상 간부 563명의 입직경로를 봤을 때 확연하게 드러난다. 2012년 1월 현재 경찰대가 40.5%, 간부후보 32.7%, 일반 22.9%, 고시 3.9%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 간부를 양성하기 위해 1981년 개교한 경찰대학은 아직까지 졸업생 중에서 청장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17대 경찰청장으로 하마평에 올랐던 이강덕(경찰대 1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달 초 해양경찰청장으로 이동했다.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역시 경찰대 1기생으로 2010년 퇴직한 윤재옥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치안행정의 수장 대신 지난 4ㆍ11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현 상황에서 경찰대학 출신의 경찰청장은 다음 정부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예전에는 고시 특채가 우수 인력을 채용한다는 측면이 강했으나 신임 경찰관의 학력 수준이 올라가고 업무능력이 검증받으면서 이제는 조직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대외적 소통을 원활히 한다는 측면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이태형 기자>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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