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앞으로 서울 송파구 잠실4동 주민들은 이웃 할아버지와 할머니들로부터 택배를 받는다.
잠실4동 주민센터(동장 최세열)는 오는 29일 주민센터에서 현대택배와 ‘잠실나루 시니어 택배’ 협약식을 체결했다. 시니어 택배는 지역에 거주하는 마을 어르신들을 채용해, 잠실4동으로 배송되는 택배들을 운반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이다.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주6일(공휴일, 국경일 제외) 오전 10시부터 평균 4~5시간 근무한다. 택배 1건당 700원의 임금을 받는데, 한 달 평균 70만원 정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내 총 여섯 군데 경로당에서 많은 어르신들이 이번 일자리를 신청했지만, 동주민센터는 건강과 체력을 고려해 20명만 선발했다. 이들은 지난달 현대택배 실무자로부터 물건 인수방법, 운송장 확인 및 배송방법, 반품 물건 처리 등에 대한 교육을 마쳤고 내달 1일부터 본격적인 근무에 들어간다.
이 사업은 최세열 동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부임 인사차 들른 경로당에서는 한결같이 소일거리를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고, 최 동장은 시니어 택배를 생각해냈다.
곧바로 최 동장은 현대택배를 찾아가 사업을 제안했다. 처음에 현대택배는 어르신들이 물건을 정확히 배송할지 염려해 주저했다. 하지만 갈수록 아파트 출입통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로 거주하는 어르신들이 택배를 운반하면 시간도 절감되고, 신뢰감도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 생각을 바꾸고 적극 지원했다.
참여한 어르신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김중화(69 ㆍ남 ㆍ잠실4동 파크리오 거주) 어르신은 “퇴직 이후 사회로부터 소외받고 있다는 느낌에 자신감도 없어져갔는데,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데 대해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다수 어르신들도 월급의 많고 적음을 떠나 매우 만족하고 있다.
향후 잠실4동 주민센터는 아파트단지 내 생활지원센터 내에 노인용품을 판매하는 시니어마켓 운영하는 등 앞으로 다양한 노인일자리 사업을 창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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