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지체장애인 등 영세서민을 이용해 사전에 매수한 농협 직원과 짜고 수십억원 상당의 대출금을 받아 챙긴 대출사기단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인천남부경찰서는 미분양 및 재산가치가 없는 빌라 등 수십채를 노숙자를 바지로 내세워 거래가의 배 이상으로 ‘업계약서’를 작성한 후 농협을 통해 39억원을 대출받아 챙긴 부동산브로커, 법무사 사무장, 농협 직원 등 20명을 적발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전 농협 조합장 K(58) 씨 등 농협 직원 6명을 비롯해 법무사 사무장, 대출브로커 및 부동산브로커, 바지모집책, 빌라 매수자, 빌라 매도자 등 20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사기ㆍ배임) 및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7월부터 2011년 4월 인천지역 소재 미분양 또는 재산가치가 없는 12~13평의 소규모 빌라 35채를 사전에 모집해 합숙을 시킨 노숙자ㆍ지체장애인 등에게 200만원을 주고 매수 명의자(바지)로 명기해 거래가격(1억원)보다 배 많은 2억원으로 업계약서를 작성한 다음 사전에 매수한 농협대출팀으로부터 빌라당 업계약서 금액의 65%인 약 1억3000만원을 대출받아 챙기는 수법으로 모두 39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부동산중개업자, 부동산브로커 등은 빌라 집주인 행세를 하며 이를 다시 식당 종업원 등 영세서민에게 빌라당 2300만~2800만원에 저렴하게 임대(전세)하는 것처럼 속여 세입자 35명으로부터 보증금 약 9억원을 편취한 혐의다.

농협 전 조합장 K 씨 등 농협대출팀은 농협에 39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이도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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