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사각지대 없애야
-경찰은 휴대용 호루라기 제안
-납치상황 가정한 시뮬레이션도
[헤럴드경제= 박병국 기자] 부녀자 납치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납치의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만에 하나 납치가 됐을 경우엔 첫째도, 둘째도 ‘침착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26일에는 강남에서 40대 여성이 전직 축구선수에게 납치됐다. 앞선 20일에는 구인공고를 보고 찾아온 20대 여성이 납치되는 사건이 있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해 부녀자 등을 상대로 한 납치 건수는 2007년에 비해 67%이상 증가했다.
납치를 사전에 예방하는 방법은 없을까. 만약 납치가 됐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표창원 경찰대학교 교수는 납치 예방을 위해서는 여성 개개인과 사회가 함게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표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미리 행선지와 귀가 상황을 지인에게 알리고 마중 요청을 하는게 좋다고 했다. 또 귀가길이나 편의점 등의 위치를 미리 파악하고 있는 것도 위기 상황 대처에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응급 상황에 대비 휴대전화 단축번호를 112나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으로 저장하는 것도 좋다. 이와 함께 사회도 납치 범죄 예방에 함께 나서야 한다.
표 교수는 ‘납치의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 교수는 가로등이나 폐쇄회로(CC)TV가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납치의 사각지대’가 아직 많이 있으며 지역사회 등이 나서 이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명소리가 나거나 도움 요청이 있을 때 사회 구성원들이 귀 기울 일 수 있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좀 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강남경찰서 강력계 관계자는 여성의 경우 조그만 호루라기 등을 휴대하고 다니며 위기상황에 대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여성이 밤늦게 택시를 탈 경우에는 택시 안에서 전화를 계속 하거나, 문자로 택시 번호 등을 지인에게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만에 하나 납치를 당했을 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표 교수는 “첫째도, 둘째도 ‘침착성 유지’”라고 말한다. 범인에게 제압 당하기 전이라면 침착성을 유지하고 피신할 곳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 피신할 곳이 있거나 주위에 사람이 있는 경우라면 소리를 지르거나 저항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흉기가 있는 상대방에게 제압 당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범인을 자극하는 그 어떤 것도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가급적 범인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아야 하며 가능한한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범인의 경계가 무너지는 기회를 엿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 26일 전 축구 국가대표 김동현 선수의 부녀자 납치 사건 처럼 차량으로 납치 됐을 경우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차량 납치의 경우에는 차가 서행할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차가 서행할 경우나 범인의 경계가 느슨해졌을 경우 차에서 뛰어 내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차가 많은 곳을 달릴 때는 문을 열고 납치 됐음을 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늦은 시간 귀가가 잦으며 납치 범죄에 노출 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여성들은 평소 납치 상황을 가정해 시뮬레이션(모의 훈련)을 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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