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인 없는 일자리 40만개, 실업자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
[헤럴드경제=박혜림 인턴기자]주인을 찾지 못한 일자리가 우리나라 실업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4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유는 ‘학력 인플레’에 따른 미스매치다.
경기개발연구원 김을식 연구위원은 30일 ‘한국의 고용 현황과 일자리 미스매치’라는 연구보고서를 발표,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의 실업자 85만명 가운데 40만명(47.3%)이 미스매치로 인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52.7%는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실업으로 나타났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정보부족과 임금ㆍ근로조건 등 보상 불일치에 따른 ‘마찰적 미스매치’가 34.3%로 압도적이었고 숙련불일치와 직장과 주거지의 분리로 인한 ‘구조적 미스매치’가 13.0%로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이같은 일자리 미스매치의 원인에 대해 고학력 인력들이 높은 임금과 안정된 고용형태를 갖춘 제한된 일자리만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대졸 구직자의 63.5%가 대기업ㆍ공공기관을 선호하는 가운데 중소기업에 대한 선호율은 겨우 6.3%에 불과한 것. 더욱이 원하는 곳에 취업이 안 될 경우 대졸 구직자의 절반에 가까운 43.0%는 취업재수를, 26.1%는 인턴ㆍ계약직 등에 종사하며 구직활동을 병행하는 실정이다. 보고서는 또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비중이 18.0%라고 밝히며 대기실업이 높다고 덧붙였다.
서울을 비롯, 대도시 거주 선호에 따른 직장과 거주지역 불일치와 대중교통 부족 등도 미스매치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20~30대 직장인의 96.0%가 직장을 선택할 때 근무지역을 고려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49.8%는 근무지역이 지원여부를 결정지을 정도로 중요한 요건이라고 답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같은 연구결과와 관련,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위해 ‘로컬 프리미엄’ 강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로컬 프리미엄이란 업무지역의 사회ㆍ문화적 환경을 개선과 더불어 주변 거점 도시의 특성을 살려 거주지로서 매력을 높이고 수요 대응형 교통서비스를 도입해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경기도는 서울의 매력요인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 시군별 강점을 특화하고 경제, 문화, 교육, 의료 등을 보강해 주거만족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남양주 등 일자리 부족 지역은 특화산업 육성이 요구되며 경기 동북부지역은 의료ㆍ문화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첨언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전국 실업자 85만명 가운데 시도별로 실업자 수는 서울이 22만4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20만명 ▲인천 8만명 ▲부산 5만명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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