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황유진 기자]주폭(酒暴) 관련 시비가 결국 선량한 시민을 목숨을 앗아가는 사건이 벌어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술에 취해 영세상인이나 시민, 힘 없는 노숙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해 온 4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52)씨는 지난 22일 오후 1시 30분께 서울 영등포동 5가에 위치한 포장마차내에서 B(55)씨가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는 이유로 B씨의 가슴을 밀쳐 넘어뜨리고 발로 배와 목 부위를 수회 걷어찼다. A 씨의 주폭(酒暴)으로 결국 B씨는 사망했다.
경찰 조사결과 A 씨는 1990년대 초부터 영등포시장 주변을 근거지로 생활해 오면서 술만 마시면 영세한 상가나 식당을 찾아가 금품을 갈취하고 업무를 방해하는 등, 지역 주민들을 상습적으로 괴롭혀왔다.
또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영등포동 5가 인근의 수퍼마켓과 휴게텔에 술에 취해 찾아가 업주와 손님들에게 “○○년아 가게 문 닫아라”며 욕을하고 소란을 피우는 등 모두 73회에 걸쳐 금품을 갈취하고 업무방해를 했다.
노숙을 하며 주폭을 상습적으로 해온 거지왕 C 씨도 결국 경찰 신세를 지게됐다. C 씨는 약 20년 전부터 영등포역 일대에서 노숙하며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거나 기분이 나쁘때면 자기보다 약한 사람들을 상대로 폭행, 갈취, 협박을 일삼았다.
최근에는 인근 노숙자들을 상대로 목을 졸라 살인을 저지르다 미수에 그치고 칼을 들고 협박을 하는 등 12차례에 걸쳐 주폭을 일삼았다.
경찰에 따르면 C 씨는 지난 26일에는 자신이 관리하는 포장마차 영업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며 집에 있던 E씨를 찾아가 배에 칼을 들이대고 “너 쑤시러 왔다”며 찌를 듯한 행동을 하면서 협박하는 등 4명의 피해자에게 4회에 걸쳐 흉기를 이용해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4월에는 서울 영등포동 노상에서 과거 자신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D 씨에게 앙심을 품고 술에 취해 넘어뜨린 후 배 위에 올라타 목을 조르는 등 D 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술에 취해 경찰서나 인근 병원등에 찾아가 업무방해를 하는 경우 뿐만 아니라, 힘없고 선량한 사람들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주폭에 대해 수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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