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37) 씨의 100만달러 해외 밀반출 의혹을 풀 열쇠로 지목된 재미교포 경연희(43ㆍ여) 씨가 귀국, 피내사자 신분으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잠정중단된 수사가 전격 재가동됐다. 이를 계기로 이번 수사가 정연 씨의 직접 소환과 자금원 규명으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검찰은 경 씨가 미국 뉴저지 주 허드슨클럽 아파트를 정연 씨에게 판매하고 대금을 받는 과정에서 환치기 수법으로 외화를 반출한 사실이 확인되면 외국환거래법위반 등으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대검찰청 중수부(부장 최재경)는 경 씨가 지난 27일 귀국해 28, 29일 이틀 동안 소환조사를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경씨는 이번 조사에서 “지인을 통해 100만달러가 든 돈 상자를 받았고, 이를 ‘환치기 브로커’등을 통해 반출했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번주 중 한두 차례 경씨를 더 불러 이 돈과 정연 씨가 관련성이 있는지 집중추궁할 예정이다. 경씨는 지난 3월께 국내 언론을 통해 정연씨와 돈거래를 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왔다. 앞서 검찰은 올 2월 “정연 씨가 아파트 구입 대금으로 100만달러를 경 씨에게 환치기로 전달했다”고 폭로한 재미교포 이달호(45) 씨를 소환조사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사에 돌입했다. 3월에는 노 전 대통령을 금전적으로 후원해 온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조사했으나 자금과의 관련성을 찾을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사건의 핵심인물인 경 씨가 소환에 불응하고 총선을 앞뒀다는 시기적 부담으로 수사를 잠정중단했었다.
<조용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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