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권형(대전) 기자]비아그라 주성분인 ‘실데나필’에 대한 발기부전 치료 용도특허가 무효심결을 받았다.
특허청 소속기관인 특허심판원은 다국적 제약업체인 화이자(특허권자)의 비아그라(주성분 ‘실데나필’) 발기부전 치료 용도특허(특허 제262926호)에 대한 무효심판의 심결에서 심판청구인인 CJ제일제당(주)와 한미약품(주)의 무효주장을 받아들여 비아그라 용도특허를 무효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화이자’는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에 대한 물질특허와 발기부전 치료 용도특허의 특허권자로서 그동안 독점적으로 비아그라를 판매해 왔다. 물질특허의 특허권 존속기간이 지난 17일 만료됐지만, 비아그라의 발기부전 치료 용도특허는 그 특허권이 오는 2014년 5월 13일까지 남아있어 발기부전 치료용 비아그라의 독점권은 여전히 ‘화이자’가 갖고 있다.
비아그라 발기부전 치료 용도특허는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이 비아그라 복제약을 출시하는데 최대 걸림돌이었던 만큼, 이번 특허심판원의 무효심결로 국내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허심판원은 비아그라 용도특허의 무효 이유에 대해 우선, 비아그라 용도특허는 그 출원일 이전에 ‘실데나필’의 발기부전 치료와 관련된 약리효과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명세서에는 ‘실데나필’이 발기부전 치료에 의약적 효과를 갖는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험결과 등의 기재가 미흡하다고 밝혔다.
또 비아그라 용도특허의 구성요소 중 유효성분인 ‘실데나필’, ’남성 발기부전 치료용‘이라는 의약용도, 그리고 ’경구 투여용‘이라는 투여경로는 그 출원일 이전의 선행기술들을 결합해 용이하게 도출할 수 있어서, 용도특허는 선행기술들로부터 그 진보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허심판원의 이번 비아그라 발기부전 치료 용도특허의 무효심결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국내 제약사의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는 더욱 늘어나고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화이자는 앞으로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함과 함께, 국내 제약사를 상대로 법원에 비아그라 복제약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및 특허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제기할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특허심판원의 무효심결이 있는 만큼 국내 제약사들이 관련 소송에서 유리한 위치를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제약사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비아그라 복제약을 판매할 수 있을지는 무효심결에 대한 특허법원과 대법원의 판단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비아그라 발기부전 치료 용도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이 진행 중임에도, 국내 18개 제약사에서 총 33개 비아그라 복제약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시판허가를 받았다. 또한, 이미 비아그라 복제약을 출시한 제약사도 CJ제일제당(주), 일양약품(주), 한미약품㈜, 대웅제약(주), 근화제약(주), 서울제약(주) 등 6곳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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