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자 대부분 금연구역 몰라
지난 30일 오후 3시께 서울광장. 파란색 상의 차림의 ‘금연구역 지킴이’ 직원 두 명의 눈에 광장 잔디밭 내에서 흡연을 하는 한 남성이 포착됐다. 직원 김현주(48ㆍ여) 씨가 즉시 흡연 장면을 촬영했다. 다른 직원 이금란(43ㆍ여) 씨는 광장 내 잔디밭 안으로 황급히 뛰어갔다. 잔디밭에선 A(15ㆍ고입 검정고시생)군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들은 A군의 주민번호를 PDA 단말기에 입력하고 과태료 통지서를 건넸다. 과태료는 10만원이지만 A군은 미성년자라 5만원이 부과된다. 전라도 광주에서 이날 서울에 올라온 A군은 “서울광장이 금연구역인지 몰랐다”며 고개를 숙였다.
서울시가 광화문ㆍ서울ㆍ청계광장 등 서울 3대 광장에서 금연 단속을 시작한 지 6월 1일로 1년이 된다. 본지는 지난 30일 오후 2~6시 4시간 동안 금연구역 지킴이 직원들과 함께 3개 광장을 중심으로 단속 및 계도 현장을 동행했다. 이날 4시간 동안 단속 2건을 포함해 총 5건의 계도가 이뤄졌다. 금연구역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1년 전 단속을 시작했을 때에 비하면 광장에서 흡연을 하는 사례는 크게 줄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6~12월 과태료가 부과된 흡연 단속 건수는 282건. 하지만 올해 1~4월 단속된 건수는 123건에 불과하다. 월별 단속 건수를 봐도 감소 추세는 명확히 드러난다. 지난 1월 35건이 적발된 이후 2월 31건, 3월 30건, 4월 27건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단속에 동행한 박호용 서울시 건강증진과 주무관은 “요즘엔 광장에서 흡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물론 금연장소의 경계를 두고 흡연자와 단속 직원이 승강이를 벌이는 경우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단속요원 김 씨는 “흡연자가 담배에 불을 붙여 금연장소에 한쪽 발만 올려도 단속 대상”이라고 말했다.
신원을 속이는 경우도 있다. 단속요원에게 의도적으로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야기해 신분을 속여 과태료 부과를 피하는 식이다. 신차수 서울시 건강증진과 주무관은 “과태료 납부율은 56% 정도다. 일부러 신분을 속이는 경우에는 추후 과태료 부과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민상식 기자>
/mss@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