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권형(대전) 기자]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뒤늦게 개발 경쟁에 뛰어든 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특허기술로 높은 진입 장벽을 넘어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지난 1997년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프리우스’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개발 경쟁이 시작됐으나 한국은 2009년에 현대차가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시판함으로써 도요타자동차에 비해 12년 늦게 상용화에 성공했었다.
이후 계속된 개발 노력의 결과, 2011년 출시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미국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 4위에 올라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는데, 이러한 원동력은 특허로 인정받은 뛰어난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하이브리드 자동차 분야의 특허출원 3328건 중 내국인이 2489건을 출원해 외국인보다 3배 정도 많아 국내 연구 개발이 급신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현대차가 전체 출원 중 41%(1367건)를 차지해 특허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을 가장 활발히 진행했으며 이어 한라공조, 현대모비스, 만도 등 부품 업체들도 특허선점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출원동향을 살펴보면, 한국이 75%(2489건)로 가장 많았으며, 일본이 14%(458건)로 뒤를 이었다. 중국은 5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첨단기술에 속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에서는 선진국과 상당한 격차가 있었다.
또 국내 업체들의 기술분야별 동향을 살펴보면, 엔진, 모터 등의 핵심 기술인 동력장치와 관련된 기술의 출원이 2002년(54건)에 비해 2011년(163건)에는 약 3배 증가해 전체 출원 중 3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차량제어기술, 차량구조, 변속장치의 순으로 많은 출원을 보였다.
국내 업체들은 특허출원의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기술의 질적인 면에서도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선진국에 비해 차별화된 특허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원천 특허기술로서, 동력장치에는 하이브리드 전기 차량의 충전시 발전 제어방법이 있고, 차량제어 기술로는 하이브리드 차량 제어방법이 있으며 변속장치로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변속기 등이다. 또한, 부품기술로서 한라공조의 배터리 쿨링 시스템, 현대모비스의 회생 제동장치 및 만도의 전기모터가 장착된 차량의 회생 제동방법 등도 차별화된 기술들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향후에도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강한 특허의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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