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원춘은 1일 수원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동훈)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 증인심문을 통해 “경찰에 구속되기 전까지 피해여성이 112에 신고한 사실도 알지 못했으며 이후에 이 여성의 휴대전화 배터리를 분리한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
오원춘은 범행 당시 “(자신이) 화장실에 간 사이 피해자가 안방 문을 잠궈 강제로 열게 했지만 112에 신고한 사실은 전혀 몰랐다”며 휴대전화도 어디 있었는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7분36초간 전화기가 켜져 있었는데 경찰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나중에 통화기록을 들었지만 당시에는 그 어떤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특히 오원춘은 피해여성 살해 뒤 사체 훼손 과정에서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음란물을 검색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의 휴대전화의 배터리를 분리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사체를 358점으로 훼손한 것과 관련된 검사와 재판장의 질문에 “여행가방에 사체가 들어가지 않아 무릎 아래만 토막내려 했는데…. 당시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경찰은 오원춘의 이같은 발언에 그가 끝까지 거짓진술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경기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오원춘이 끊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피해여성의 휴대전화가 먼저 끊긴 것은 분명하다”면서 오원춘 검거 후 발견된 피해여성의 휴대전화 배터리가 분명히 분리돼 있었다고 거듭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원춘은 ‘112신고전화’ 건과 더불어 사체 훼손 동기에 대해서는 부정하거나 “모르겠다”는 답변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그동안의 검찰 조사 및 법정에서 자신의 모든 범죄 혐의를 인정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태도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원춘에게 살인과 강간미수ㆍ사체손괴ㆍ강절도죄 등을 적용해 사형을 구형했다. 또 전자장치부착 30년도 요구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성폭행 욕심에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토막을 내는 등 잔혹살인범이어서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켜야 한다”며 “피고인의 생명은 보호받을 가치가 없고 성범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일벌백계로 사형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오원춘에 대한 선고는 15일 오전 10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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