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든 아까시나무의 대체수종으로 백합나무를 추천했다. 백합나무는 개화기간이 아까시나무보다 두배나 길고 더 다양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데다 꿀의 품질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아까시나무의 연간 벌꿀생산량은 2300톤으로 국내 전체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하지만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중부지역의 아까시나무 꽃이 근래들어 평년보다 10∼15일 빠르게 피는 바람에 전국적인 동시 개화가 발생하고 있다. 그 결과로 벌꿀 채취기간이 1/3∼1/2 정도로 줄어 양봉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
이에 비해 백합나무꽃 한 송이의 개화기간은 7∼12일로 아까시나무와 비슷하지만 백합나무 한 그루의 총 개화기간은 20∼30일로 7∼14일인 아까시나무보다 2배 길다. 백합나무에서 채취한 꿀은 다른 꿀보다 말토스(Maltose)와 미네랄 함량이 풍부하고 항산화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산지인 미국에서는 아까시나무 꿀보다 백합나무 꿀이 더 인기가 높다. 또 백합나무는 아까시나무보다 다양한 토양에서 생육할 수 있고 수명도 200∼300년에 달해 70∼80년인 아까시나무보다 3배나 길다. 병충해에 강해 한 번 조성해 놓으면 밀원자원으로 오래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또한, 백합나무는 재질이 우수해 목재자원으로서의 가치가 크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산림청은 백합나무를 탄소배출권 확보를 위한 산림바이오순환림의 주 수종으로 심기로 하고 2020년까지 전국 6만ha를 조림할 계획이다.
유근옥 국립산림과학원 해외산림수종 연구팀 박사는 “아까시나무의 벌꿀채취가 힘들어지고 있는 현 상황의 대비책으로 백합나무가 가장 적당하다”며 “앞으로 양봉농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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