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성매매 한인여성 피해실태
A(35ㆍ여) 씨는 5년 전 일자리를 구하던 중 미국 내 안마시술소의 직원 채용공고를 보고 응모해 직장을 구했다. 하지만 곧 A 씨는 후회하기 시작했다. 업주에게서 성매매를 강요받았던 것이다. 도망치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보스(Boss)’라고 불리는 감시자가 A 씨를 비롯한 다른 성매매 여성들의 출국 관련 서류를 몰수한 채 숙소에 감금시켰고 이동은 한국인 택시운전기사를 통해 이뤄지는 등 철저한 감시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혹여나 도망치다가 발각되면 무자비한 폭행은 물론 성적 학대까지 이어졌다. 그는 결국 성매매를 하던 중 경찰에 적발되고 나서야 지원단체의 도움을 받아 나올 수 있었다.
A 씨는 성매매 근절을 위한 국제단체인 ‘폴라리스 프로젝트’가 발표한 미국 내 한인여성들의 성매매 피해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일반적인 피해 사례다. 캐슬린 데이비스 폴라리스 프로젝트 교육팀장은 오는 5일 서울 여성플라자에서 열리는 여성가족부 주최 ‘2012 성매매방지 국제심포지엄’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한인여성 성매매 피해 실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단체에 따르면 2003~2012년에 미국 내 한인여성 52명의 성매매 피해사례를 분석한 결과, 미국 내 불법체류 여성은 물론 미국에서 일을 하고 싶어 한국에서 건너간 여성들이 성매매 피해 주요 대상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통제는 폭행 및 감금 등 강제적 수단이 동원됐다. 또 은신처가 발각될 것에 대비해 2~4주마다 한 번씩 주거지를 옮겼다. 이렇게 철저한 통제 속에서 여성들은 하루 평균 6회, 연간 2184회의 강제적 성매매를 강요받았다. 캐슬린 데이비스 팀장은 “성매매 피해 여성들은 신체 학대는 물론 우울증 등 정신적 피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ㆍ미 간 수사 공조를 통한 성매매 모집 조직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서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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