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BBK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된 ‘가짜편지’ 사건과 관련, 검찰이 최근 홍준표(58) 전 새누리당 대표를 소환 조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지난 2일 홍 전 대표를 피고발인 겸 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4일 밝혔다. 이 편지를 내세워 집권당의 김경준 기획입국설을 주장했던 홍 전 대표는 당시 이 가짜 편지를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상임특보였던 김병진(66) 두원공대 총장으로부터 건네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최근 가짜편지를 작성하록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는 양승덕(59) 경희대 행정실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해 왔다.
양 실장은 지난 검찰조사에서 “신명(51) 씨에게 가짜편지를 작성토록 지시한 적이 없다”고 연루의혹을 부인했으나 최근 검찰조사에서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BBK 기획입국설은 BBK 주가조작 의혹으로 미국에 도피 중이던 김경준(46ㆍ구속)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참여정부와 당시 여당 대통합민주신당의 회유로 귀국했다는 것이다.
당시 기획입국설을 주장한 홍 전 대표는 김씨의 미국 구치소 수감동기 신경화(54ㆍ구속)의 명의로 된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에는 “자네가 ‘큰집’(청와대)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고…”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신명씨는 이 편지를 평소 아버지처럼 모시던 양 실장의 부탁으로 작성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김씨는 신씨 형제와 홍 전 의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신씨 형제역시 미국 구치소 수감 시절 국내 송환재판 포기를 강요한 혐의로 맞고소했다.
홍 전 의원 또한 “신명씨가 지난달 11일 진행된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허위사실을 퍼트렸다”며 신명씨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