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서울시민 700만명이 이용하는 지하철 역사의 새옷 갈아입기 작업이 한창이다. 적게는 30년, 많게는 40여년 동안 시민의 발 역할을 한 1~4호선이 시간의 묵은 때를 벗고 쾌적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1호선부터 4호선은 낡았다?= 서울에는 모두 9개의 지하철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이 중 나이로 따져 가장 오래된 지하철은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1~4호선이다. 오래된 만큼 1~4호선은 ‘낡았다’는 인식이 많다. 1호선이 1974년, 2호선 84년, 3ㆍ4호선이 85년에 개통됐으니 1~4호선 역사는 길게는 불혹에 가까운 38년, 평균 28년의 세월을 거쳐왔다.
최근 역사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문래역에서 시민들이 목화 체험교실 강의를 듣고 있다. |
하지만 낡았던 1~4호선 역사(驛舍)가 변하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120개역 중 90여개가 리모델링이나 냉방공사 등의 개선공사를 마쳤다. 묵은 때를 아직 벗지 못한 역은 이제 30여개밖에 남지 않았다.
지하철 역사가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93년이다. 38년 전 초기 건설 당시에는 지하철 냉난방시설은 고려 대상이 되지 못했으나 93년 냉방공사를 통해 서울역부터 청량리역까지 9개역이 시원해졌다. 이후 94~99년 2~4호선에서도 역사 냉방공사가 진행됐다.
2000년대 들어서는 새로운 공간 창출에 초점을 맞춰 변신을 거듭했다. 역사 냉난방공사는 물론, 오래된 벽면의 마감재를 교체하는 등 전반적으로 칙칙한 공간에서 신선한 공간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매년 3~5개 역사의 환경 개선 작업을 진행해 지난 3월 말 현재 총 45개역이 변신을 완료했다. 현재 공사 중인 한양대역과 숙대입구역 신대방역을 제외하면 냉방이 되지 않는 역은 1~4호선 27곳에 불과하다.
최근 리모델링이 끝난 동작역에서 인디공연팀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역사에서 문화공간으로= 최근 지하철 역사는 단순히 ‘타는’ 공간에서 ‘즐기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해 환경 개선공사를 마친 2호선 문래역은 최근 목화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고객과 함께하는 문화공간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도 홍대입구 사당 선릉 등에는 상설 예술무대가 마련돼 있어 매일 문화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삼각지와 사당 등 25개역은 수유공간을 별도로 둬 산모와 아이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서울메트로는 올해 4호선 길음역 환경 개선공사를 시작으로 남부터미널역 신천역 구파발역 경복궁역 등에도 개선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매년 1~4개 역사에 대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2020년께 1~4호선은 역사의 깊이가 느껴지는 최신 시설의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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