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딸 번호로 걸려온 납치 전화…알고보니 보이스피싱
[헤럴드경제=박혜림 인턴기자]딸의 휴대전화번호로 “딸을 납치하고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납치범의 전화 보이스피싱 사건이 벌어졌다.

경기도 파주시에 사는 장모(40ㆍ여) 씨는 지난 1일 오후 1시40분께 딸에게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전화를 건 이는 딸이 아닌 굵은 목소리의 한 남성이었다. 이 남성은 “딸을 납치했으니 1000만원을 입금하라. 입금 전까지 전화를 끊지 마라. 근처에서 모든 행동을 지켜보고 있으니 경찰에 신고하지 마라”며 장 씨를 협박했다. 이어 딸의 목소리로 들리는 비명소리까지 들렸다.

두렵고 겁이 났지만 마땅히 도움을 요청할 곳도 없던 장 씨는 엉겁결에 인근 파출소로 들어갔다 막상 파출소에 도착했지만 끊기지 않은 전화기를 들고 장 씨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더욱이 “지켜보고 있다”는 범인의 협박이 떠올랐던 장 씨는 결국 울먹이다 인근 은행으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파주경찰서 조리파출소 직원은 곧장 장씨를 따라갔고 딸의 납치 상황을 휴대전화 스피커 폰을 통해 알게 됐다.

이에 김민정(32) 순경은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 쪽지로 장씨에게 딸의 학교와 인적사항을 건네 받아 학교 측에 전화를 했고 장 씨의 딸 이모(24) 양이 수업 중인 것을 확인했다.

다행히 장 씨가 범인이 요구한 1000만원을 입금하기 전이었다.

김 순경은 “범인이 모든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전화를 끊지 않아 장 씨가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회상하며 “다행히 메모지를 가지고 있어서 쪽지로 물어본 뒤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리파출소 이기호 소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 “부모와 자녀의 휴대전화 관계까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중국에서 걸려온 전화라 검거가 어려울 뿐더러 발신번호까지 조작해 일반 사람들은 속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mne1989@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