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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에서 훈훈한 김장 문화가 사라질 수도 있다
김장하는 날은 동네 잔칫날이었다. 우리 어머니들은 이웃 주민들과 김장 품앗이를 하며 몇 백포기씩 김장을 하고, 갓 담금 김장김치를 쭉쭉 찢어 돼지고기 수육 한입과 나눠먹으며 정(情)을 쌓았다.

하지만 이런 ‘김장 풍습’을 이젠 책에서만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1회용 김치를 마트에서 사 먹는 젊은이들 때문일까? 세태가 변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기후변화로 인한 ‘김장 환경’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김장은 하루 최저기온이 0도 이하로 떨어지고, 하루 평균 기온도 4도 이하로 유지될 때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시기다. 그런데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상 고온 현상 때문에 김장 시기 자체가 늦춰지고 있다.

배추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데 지구 온난화로 인해 온도가 상승하고 대관령, 삼척, 평창 고랭지 농업 면적지가 감소하면서 계속 산 정상으로 그 재배지가 좁혀지고 있다.

여기에 이상 기후가 몰고 오는 예상치 못한 태풍, 폭우까지 배추 작황에 악 영향을 끼친다.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새우가 덜잡히니 새우젓 가격도 오르고, 여름철 빈번한 폭우는 천일염 가격까지 치솟으니 김치가 금(金)치가 되고 주부들은 김장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고 만다.

뿐만 아니다. 추석이 되면 소나무 솔잎 깔고 직접 빚어 만든 송편을 찜통에 쪄 먹는 그 ‘찰진 맛’도 더 이상 보기 어려울지 모른다.

‘아열대성 기후’에서 발생하는 수목병해충이 한반도까지 침범해 해마다 말라 죽어가는 소나무가 늘고 있기 때문.

일본 오키나와와 미국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주로 발생하던 ‘푸사리움 가지마름병’은 1996년 처음 국내에 발병한 뒤 온난화 현상의 진행과 함께 점차 북상하고 있다.

예컨대 제주도에 따르면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도내에서 말라죽은 소나무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5월 기준)소나무 5329그루가 고사, 제거됐다. 또 꽃가루 받이를 돕는 익충인 나비는 점점 줄어들고 소나무를 죽이는 해충인 소나무좀 딱정벌레는 갈 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때문에 환경부는 “기후 변화에 따라 각종 수목이 위기에 처한 만큼 새로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반영해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보완하고 지자체별 세부 시행계획도 적극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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