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SLS 그룹 로비 사건에 연루된 이국철(50) SLS 회장과 신재민(54)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각각 징역 3년 6월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이원범 부장판사)는 4일 그룹 계열사 워크아웃을 무마시키려는 로비를 벌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김대웅 부장판사)는 신(53) 전 차관에게 징역 3년 6월과 벌금 5400만원, 추징금 1억 1000여만원을 선고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신 전 차관에게 싱가포르법인 명의의 신용카드를 제공해 1억여만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구속기소됐다.

또한 476억여원의 상생협력자금을 부당하게 대출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선박건조자금 1100억여원을 빼돌려 임의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120억원대 SLS그룹 소유 선박을 대영로직스에 넘겨 강제집행을 피하려 한 혐의 등도 받았다.

재판부는 이 회장에 대해 뇌물공여와 상생협력자금 편취 혐의 등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지만 선박건조자금 횡령 혐의 등에 대해서는 무죄라 판단했다.

신 전 차관은 차관으로 재직하던 2008년에서 2009년 사이 이 회장에게서 SLS 법인카드를 받아 1억여원을 쓴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뇌물)와,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시절 사업가 김모(44)씨에게서 차량을 제공받아 1400만원 가량의 이득을 얻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됐다.

신 전 차관 측은 재판에서 이 회장으로부터 받은 뇌물과 관련해, 직무 관련 청탁을 받은 바 없고 호의적인 차원에서 도움을 받았을 뿐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차관회의의 구성원이고 문화체육부 장관의 업무를 보좌한다”며 “군산조선소 신설 추진, 선수금 환급보증(RG) 발급 등의 청탁은 직무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또한 대가성 여부에 대해서도 “친분관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직무와 관련하여 받은 것”이라며 신 전 차관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이 회장과의 친분관계로 신용카드를 받아 사용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며 뉘우치는 빛을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엄정하게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만 뇌물을 수수한 다음 직무와 관련해 부정한 행위를 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한편 이국철 회장에게서 로비 명목으로 7억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문환철(43) 대영로직스 대표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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