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A(43)씨는 택배운송회사 사장이다. 그는 7년전 택배기사를 하면서, 택배영업을 하던 B(45)씨를 알게됐다. 둘은 서로 마음이 맞아 4년 전 택배회사를 같이 차리고 동업을 하면서 서로 믿고 의지하는 사이가 됐다.

하지만 회사 사정이 나빠져 둘의 관계는 금가기 시작했다. B씨는 A씨가 회사자금을 유용한다고 생각했고 이를 문제삼아 고객 자료를 가지고 회사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A씨는 지난 24일 저녁 회사의 휴게장소에서 B씨를 만나 설득에 나섰다. 둘은 소주와 캔맥주를 마시며 자정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물을 마시기 위해 사무실로 자리를 옮긴 A씨와 B씨. 엽기적인 살인사건의 발단은 2살 나이 많은 B씨가 A씨에게 던진 말 한디에서 시작됐다.

B씨는 A씨에게 “똑바로 살아라. 나이도 어린것이…” 라고 말했다. 이에 격분한 A씨는 자신의 책상 서랍에 보관하고 있던 손도끼를 꺼내 피해자의 뒤통수를 내리쳤다. A씨는 쓰러진 B씨를 다시한번 내리쳐 살해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25일 자정께 서울 공항동에 위치한 택배회사 사무실에서 부하직원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사체를 도로 화단에 묻어 유기한 A(43)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범행이후 불안한 마음에 모친이 살고 있는 지방으로 도피했지만 B씨의 누나가 남동생이 연락도 안되고 귀가를 하지 않자 실종신고를 하면서 A씨의 범행전모는 경찰에 꼬리가 잡혔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시신을 유기하기 위해 택배용 검정 테이프로 B씨의 얼굴을 감싼 뒤, 택배용 대형 가방(2중 포장)에 시신을 넣고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인천공항 물류단지 이면도로 화단에 묻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A씨는 시신 유기과정에서 피해자의 핸드폰을 송정역 인근에 버리고 범행현장에 묻은 혈흔을 매직으로 덧칠하는 등의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여자친구 등 주변인 조사에도 나섰으나 현재까지 살해과정에 공범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향후 성인남자 실종사건에 대해서도 적극 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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