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세계 거대 항만들의 치열한 물동량 경쟁 속에서 세계 4위 슈퍼 허브항만을 향한 부산항의 도전에 파란불이 켜졌다. 부산항의 올해 물동량 목표치는 175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세계 5위 항만의 자리를 뛰어넘어 머지않아 컨테이너 처리량 4위권 진입을 노리는 부산항의 꿈이 환적화물 유치를 통해 차곡차곡 실현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노기태 사장)에 따르면 지난 1~5월 부산항 물동량 누적 증가율은 9.2%를 넘은 것으로 집계돼 세계 5대 항만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유럽발 경제위기 속에서도 부산항의 5월달 물동량은 역대 최초로 150만TEU를 넘어섰다. 컨테이너 처리량도 지난 4월 부산항 물동량 147만5000TEU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7.7% 증가했지만, 5월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늘어난 155만2000개에 육박했다.
특히 이 가운데 환적화물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나 증가, 수출입화물(77만개)보다 많은 77만2000개를 차지해 전체의 50%에 육박하며 부산항 물동량의 증가세를 견인했다. 1~5월 중 환적화물만 보면 19.1%라는 경이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부산항의 물동량 증가치는 전년 대비 무려 14%를 넘어섰다. 이는 세계 5대 컨테이너항만 중에도 가장 앞선 실적으로, 45%에 달하는 환적화물 증가세도 놀라웠다. 올 들어 지난해 사상 최대 물동량 기록을 경신한 부산항이기에 그 기록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우려 섞인 전망까지 나왔다. 항만 관계자들도 8%를 최대 성장 목표치로 잡을 정도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를 깨끗이 씻어내고 5월까지 두자릿수에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부산항의 예상을 뛰어넘은 선전에는 환적화물이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부산항은 현재 싱가포르 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환적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BPA는 장기적으로 환적 물동량 비율을 60%까지 끌어올려 전체 물동량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BPA는 이 같은 환적화물의 증가 이유에 대해 그동안 글로벌 선사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맞춤형 마케팅활동과 부산항의 다양한 장점, 신항 활성화 등이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올해도 환적화물 인센티브제도와 글로벌 선사의 본사와 지역본부 방문 등을 적극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노기태 BPA 사장은 “그동안 힘써왔던 환적화물 유치활동이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어 기쁘다”면서 “이대로 나간다면 올해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1750만TEU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부산항을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세계 속의 선진 항만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이라면서 “첨단 항만인 신항은 동북아 메가 허브항만으로 육성하고, 북항 재개발 사업을 통해 세계적인 해양관광지로 조성해 부산항을 글로벌 항만ㆍ관광 브랜드로 키워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항은 지난 1984년 100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한 이후 88년 200만TEU, 98년 500만TEU, 2003년 1000만TEU를 돌파했으며 지난해 1500만TEU를 초과 달성, 1618만TEU를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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