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상범기자] 고려대 교수의회는 지난 7일 오후 7시 고려대 성북동 캠퍼스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고려대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이사장 김재호)의 기부금 편법 운용문제를 논의했다.
교수의회에 따르면 교수의회는 지난 5월 초 재단으로부터 기부금 운용에 관한 자료를 넘겨받았고 이를 외부 회계전문가에 검토를 맡긴 결과 약 227억원 상당의 기부금 운용부분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외부 전문가 보고서에 따르면 문제가 되는 내용은 지난 2007년 기부받은 운초우선교육관 107억6000만원과 2010년 현대자동차가 신경영관 건립을 위해 기부한 120억원을 법인(재단)회계로 넘겨받은 뒤 나중에 교비회계로 전출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고려중앙학원 사무처 관계자는 “이미 작년 감사원과 교육부 감사에서 해명이 된 부분”이라고 밝혔다.
또 교수의회 회의에서는 재단이 동아일보사에 90억원을 투자한 부분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자료에 의하면 동아일보가 설립한 온라인 교육업체 ‘디유넷’에 3억원을 투자했지만 최초 5000원이던 주당 가격이 지금은 200원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20억원을 투자한 종합편성방송 ‘채널A’는 주식이 거래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됐다.
김영묵 고려대 교수의회 의장은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외부전문가의 보고서를 통해 기부금운용에 관한 회계상 문제점을 발견했다”며 “이에 대해 특별위훤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운용실태에 대해 전면적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지금은 문제점이 보인다는 정도의 단계”라며 “구체적 내용은 특별위원회 구성과 조사를 통해 드러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의장은 “동아일보 자회사 투자에 관련해 일부 언론이 밝힌 ‘고려대가 동아일보 자회사냐’라는 비판적 논의 및 법적책임 여부는 회의에서 진행되지 않았다”며 다만 “김재호 신임이사장이 기존 이사회 구성멤버로서 기부금 부정운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되면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내용은 일부 의견으로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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