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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복 최시중, 수의 박영준 모두 혐의 부인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법정에서 파이시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3부(부장 정선재)는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청탁을 받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알선수재)로 기소된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 강철원(44)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최 전 위원장 측 변호인은 공판에서 “공소사실에서 혐의로 지목된 8억원 중 2억원은 받지 않았고, 나머지 6억원은 수수한 사실은 있으나 알선에 대한 대가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차관 측 역시 “지난 5일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2억6000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강 전 실장 측은 반면 “3000만원을 받은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며 “사건을 분리해서 심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세 사건의 공여자가 같고, 피고인들이 공범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검찰과 변호인 측의 동의를 얻어 세 사건을 분리해서 심리하기로 했다.

지난 5월 23일 심혈관계 수술을 받고 현재 서울삼성병원에 입원 중인 최 전 위원장은 흰 환자복을 입고 휠체어에 탄 채 이날 공판에 참석했다. 최 전 위원장은 건강상태를 묻는 판사의 물음에 “음식을 먹지 못해 힘이 빠진다. 기력을 회복하려면 운동을 하라는데 운동도 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 인적사항을 대는 최 위원장의 느린 말투에는 힘이 없었다.

반면 누런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선 박 전 차관은 힘있고 또렷또렷한 말투로 자신의 인적사항을 대 확연한 대조를 이뤘다.

최 전 위원장은 2006년 8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파이시티 사업 인허가 알선 명목으로 고향 후배인 건설 브로커 이동율(61)씨로부터 13차례에 걸쳐 8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차관 역시 같은 기간, 같은 명목으로 이씨에게 9차례에 걸쳐 1억6000여만원을 받는 등 모두 2억6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 전 실장의 혐의는 박 전 차관으로부터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전화를 받고 서울시 담당 공무원에게 인허가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달라고 청탁한 뒤 2008년 10월 사례금 명목으로 3000만원을 수수한 것이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1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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