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결국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에 관여한 ‘윗선’을 찾아내지 못한 채 수사착수 3개월여 만인 13일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은 특히 민간인 사찰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에 대해서는 비공개로 소환하는 등 몸통 앞에서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여 “또다시 깃털만 뽑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부장 박윤해)은 민간인 불법사찰관련 수사결과를 13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법 사찰 사건 특별수사팀은 올 3월 재수사에 착수해 이영호(48)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최종석(42) 전 행정관, 진경락(45)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 등을 구속 기소했다.

이 전 비서관과 최 전 행정관은 지난 2010년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해 1차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진 전 기획총괄과장, 장진수(39) 전 공직윤리지원실 주무관 등에게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있는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된 주요 파일이 저장된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디가우징(영구삭제)을 지시한 혐의가 드러났다.

수사팀은 또 박영준(52ㆍ구속 기소)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이인규(56) 전 공직윤리지원관에게 민간기업을 불법 사찰토록 지시한 사실도 새로 밝혀냈다. 검찰은 이 전 지원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하면서 박 전 차관도 공범 혐의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그러나 검찰은 줄기차게 제기돼 온 청와대 ‘윗선’ 개입 의혹과 장 전 주무관에게 전달된 ‘관봉(官封)’ 형태의 돈 5000만원의 출처는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특히 장석명(48)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 등 민정수석실 관련 인사를 수사할 때는 비공개 소환이나 서면조사 등에 그쳐 ‘면죄부’를 주기 위한 수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민간인 불법 사찰이 일어날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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