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서상범기자] 주부 A씨는 지인에게서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1000만원을 투자하면 1년 후 원금보장은 물론 연20%의 수익금을 매 월 지급하는 사업이 있다는 것이었다.

사업내용도 태양광발전과 섬개발 사업 등 ‘있어 보이는’ 것이었다.

업체에 상담을 받으러 간 A씨는 태양광발전사업으로 생산되는 전기를 한국전력공사에 판매하고 남해의 질마도라는 섬을 개발해 관광지로 만드는 사업을 한다는 상담사의 이야기에 쏙 빠져들었다.

투자금액이 많을수록 수익금도 많아진다는 업체관계자의 말에 A씨는 자신의 집을 담보로 10억을 빌려 투자했다.

매달 꼬박꼬박 통장으로 입금되는 1000만원이 넘는 수익금에 A씨는 꿈에도 의심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사이 A씨의 원금은 다른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돌려막기하는 데 쓰였다.

허위사업을 빌미로 투자자들을 모은 유사수신업체에 사기를 당한 것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태양광발전 사업과 부실채권 사업(NPL), 섬개발 사업 등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주부 등 피해자 3600여명으로부터 총 685억원 상당을 불법 수신해 편취한 업체 대표 B(52)씨를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15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 일당은 상담ㆍ투자자 모집ㆍ자금관리 등 전문 조직을 갖추고 투자금을 수신한 후 차명계좌 등 투자금을 관리하며 피해자들의 투자금으로 돌려막기식 원금상환 및 수익금을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30억원 상당의 투자금은 대표 개인이 주식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매 달 수익금이 지급되는 것을 믿고 사기를 당한 사실도 모르고 있었으며 경찰이 조사내용을 알려줘도 ‘그럴리 없다’고 피해사실을 믿지 않으려 했다”며 “유사수신업체는 원금을 보장하고 매월 수익금을 지급한다는 달콤한 말로 서민 피해자들을 현혹해 가정파탄에 이르는 범죄행위를 자행하고 있어 유사수신행위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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