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 기자]부산의 한 오피스텔 옥상에서 30대 남성과 동반 투신한 17세 여성이 몇년전 교통사고로 동승했던 가족 이 모두 죽고 자신만 살아났던 기억으로 고통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2일 오전 3시45분께 부산 남구 대연동 S오피스텔 1층 화단에 김모(31)씨와 이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태모(17)양이 떨어져 숨져 있는 것을 건물 경비원 김모(69)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투신 사망한 태모 양은 과거 교통사고로 인해 아빠와 언니, 여동생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충격적 사건을 경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어머니와는 함께 살지않았고 연락이 닿지않아 결국 부산에 있는 큰아버지 집에 맡겨져 생활을 해왔다. 어릴적 가족을 모두 잃은 충격으로 방황했던 태 양은 가까스로 어머니 A씨와 연락이 닿아 얼마전부터 경기도 포천에서 살게됐다.
하지만 지워지지않는 과거의 기억탓에 고민하던 그녀는 지난 3월경 가출해 부산으로 내려와 큰아버지를 만나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가출과 방황을 반복하던 그녀는 결국 12일 새벽 부산 남구의 한 오피스텔 옥상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과 동반 투신해 17세의 짧지만 고통스러웠던 삶을 마감했다.
한편 경찰은 CCTV 분석결과 이들은 옥상벤치에 이날 오전 3시38분께까지 머무르다 난간쪽에서 3~4분 후 사라진 점으로 볼 때 20층 옥상에서 스스로 투신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또한 이번 사건의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두사람의 휴대폰을 수거해 통화ㆍ문자내역을 파악하고 있으며, 컴퓨터에 남겨진 이메일 내용을 확인중에 있다. 또 포천에서 사는 어머니 A씨 등 가족들을 불러 정확한 사건 정황을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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