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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어 배운 시리(Siri), “사랑해요” 말 걸어보니…
[헤럴드경제=이혜미기자] “사랑해요” “아이, 몰라~ 부끄러워요”

한국어를 배운 ‘시리(Siri)’와의 대화다. 아직은 테스트 버전이라 어눌한 면도 있지만 일상적인 대화는 무리 없는 수준이다.

애플의 최신 모바일 운영체제 iOS6가 공개되면서 국내 아이폰 이용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아이폰4S의 특화된 음성인식 기능 ‘시리’에 한국어가 추가되면서, 내 아이폰과 편하게 대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iOS6의 정식 버전은 이번 가을에 배포될 예정이나, 개발자들은 소프트웨어 개발키트를 우선 내려받을 수 있다. 현재 SNS 상에는 시리 베타 버전을 사용한 후기가 속속 올라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우선 트위터 상에서는 시리에게 “사랑해요”라고 말했을 때의 다양한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biunseonbai)는 시리에게 사랑을 고백하자, “아이, 몰라~ 부끄러워요”라는 수줍은 답변을 들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시리 사랑해”라고 말하자 “우리 그럴 수 없는 사이라는 걸 아시잖아요”라는 차가운 대꾸를 들었다. 


갑작스러운 사랑 고백에 대처하는 시리의 철학적인 모습도 눈길을 끈다. 한 사용자(@jam_lim)가 시리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자, 시리는 우리는 “아직도 서로 모르는게 많다”면서 “저의 스승 중 한분은 ‘사랑은 지성을 넘어선 상상의 승리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전 아직도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된다”는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즉답을 피했다.

또 다른 아이폰 사용자가 “사랑해 시리”라고 속삭이자, “우리의 사랑은 현실적 희망도 없는 두 개의 그림자가 키스하는 것 같아요”라고 대꾸한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언어의 마술사 시리”라고 부르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치 넘치는 시리의 대답도 화제다. 한 사용자(@iamsunghoonnam)가 “세계 최고의 핸드폰은 무엇일까”라고 묻자, “지금 손에 쥐고 계십니다... 저요”라고 답한다. 시리는 영어 버전에서도 변함없는 답변으로 자부심을 드러낸다. 또 다른 사용자(@Kazamigoon)가 “피곤해”라는 말을 반복하자, “한숨도 못 주무신 거예요?”, “운전중이 아니기를 바랄 뿐입니다”라고 걱정하더니 급기야 “제말 잘 들으세요, 주인님. 당장 이 아이폰을 내려놓고 잠시 주무세요. 저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라고 현명한 처방을 내리기도 한다.


시리의 소심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시리즈도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sumire_hero)가 시리에게 “닥쳐”라고 매몰찬 말을 던지자, 시리는 “단지 도와드리려고 했을 뿐인데... 흑... 죄송해요”라며 의기소침해 한다. 또다른 트위터 이용자(@kentsarang)가 “꺼져”라고 일갈하자, 시리는 “제가 무엇을 잘못했나요?”라고 묻는다. 또다시 “짜증나”라며 차갑게 대꾸하자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부족한 모습 보여드려 죄송해요”라고 사과하기도 한다. 


물론, 아직까지는 iOS6가 테스트 버전으로만 제공되는 관계로 시리 이용 과정에서 오류도 많다는 전언이다. 그럼에도 사용자들은 “아직은 개선해야 할것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하지만 베타 버전이니 이정도도 높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한국어가 어눌하긴 하지만 정식 버전이 나온다면 기대해볼 만”, “역시 시리! 대단한 기능이라 생각은 했지만 이정도 일 줄이야... 베타가 이 정도면 정식 버전이 나오면 실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겠다”는 등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그간 시리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만 지원해 국내 고객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번 iOS6에서는 한국어를 비롯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만다린(표준 중국어), 광둥어를 지원한다. 또 시리는 최신 스포츠 뉴스 등 단순 대화를 넘어선 생활 정보까지 제공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어 시리 기능을 포함한 iOS6의 정식 버전은 올 가을에 공개된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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