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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장표 신상품‘ 불티…상품 개발에서 광고기획까지 진두지휘.
[헤럴드경제=양춘병 기자]유럽 재정위기의 장기화로 은행권의 영업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가운데, 은행장들이 직접 발로 뛰는 ‘행장 마케팅’ 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은행장들은 영업 현장을 직접 방문, 격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상품 아이디어를 직접 개발하는 가 하면 광고 기획 카피까지 손수 만들어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개인 수신기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국책은행장들에게서 두드러진다.

‘KDB다이렉트’를 고금리 대표 상품 브랜드로 키운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과 이른 바 ‘송해 광고’로 자사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린 조준희 IBK기업은행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강 회장의 직접 지시로 연 2조원을 목표로 한 다이렉트 상품을 출시했는 데 현재까지 수신고가 1조7000억원으로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 같다” 면서 “일각에서 덤핑 상품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점포 수가 적어 비용절감이 가능한 친고객형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또 소비자 위주의 금융시장이라는 취지에 맞춰 오는 7월부터는 ”금액이나 예치기간과 상관없이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조준희 행장이 ‘저작권’을 갖고 있는 광고 카피(국민 모두가 거래할 수 있는 은행) 하나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광고 아이템이 고객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광고를 보고 신규 계좌를 텄다는 사람이 지난 주말까지 267명, 금액으로 12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이번 광고를 통해 단순히 계좌 수가 늘어난 것 보다 은행 브랜드 인지도가 급격히 상승한 데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광고효과전문조사기관인 밀워드브라운미디어리서치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은행 광고 가운데 기업은행을 첫 번째로 떠올리는 시청자 비율이 36.5%로, 2위권 은행을 10%포인트 이상 차로 멀찌감치 따돌렸다.

시중은행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행장표 상품’이 적지 않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지난 해 취임 후 100일간의 고심 끝에 직접 개발한 ‘매직 7 적금(신용카드 이용액 연동 고금리 상품)’은 출시 1년 만에 2조4000억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스테디셀러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우리은행 측은 “신용카드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자는 아이디어가 고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면서 “은행 수익에는 직접적인 도움이 되진 않지만 친서민 금융상품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업통으로 유명한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은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가는 현장주의자다.

민 행장은 최근 한달 새 영국,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4개국을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치며 해외 영업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의 경쟁구도가 치열해지면서 영업의 중요성이 커진 데다 최근 영업통 출신들이 대거 은행장 자리를 꿰차면서 행장 마케팅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고 말했다.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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