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트위터·페이스북 서칭
가입자 프로필 검색후 입사제의
국내 500대기업 17% 계정 운영
인맥·이념성향 검증에 활용
일부선 실제 내용 불이익 우려
위장용 계정 별도사용 부작용도
학력과 스펙이 빼곡히 적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로 취업하는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점점 더 많은 기업이 구직자의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을 살피고 있고 링크드인과 같은 비즈니스 인맥 서비스에서 경력자를 찾고 있다.
CNN인터넷판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채용 담당자 가운데 상당수는 이력서 대신 e-메일에 첨부돼 있는 취업희망자의 비즈니스 인맥 서비스 링크드인의 계정이나 페이스북 프로필, 블로그 등을 채용 결정에 주요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 500대 기업 17.1%는 채용을 위한 전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운영 중이다. 지난 2월 초 취업포털 사람인이 인사담당자 39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206명이 구직자 SNS를 참고한다고 답했다. 이들 중 94%는 “인재 선발에 SNS가 도움된다”고 답했다.
나아가 학력, 영어점수 등 각종 스펙을 완전히 배제하고 SNS 활용능력으로만 인재를 뽑기도 한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부터 3개월에 걸쳐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만으로 소셜매니저 2명을 채용했다. 회사 측이 제공하는 미션에 대해 SNS 사용자들의 참여를 많이 이끌어내는 사람이 가산점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채용에 1100여명이 응시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채용을 위한 SNS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비즈니스 인맥 서비스 링크나우(대표 정장환ㆍwww. linknow.kr)는 미국의 링크드인과 유사한 서비스. 현재 15만여명이 가입해 있고 푸마코리아, 블리자드 등 1600명의 기업체 인사 담당자와 700명의 헤드헌터가 상주하며 이력서에 준하는 가입자 프로필을 보고 연락을 취해 입사를 제의한다.
베타서비스를 진행 중인 소셜 헤드헌팅 네트워크 ‘훕스’(대표 김지민ㆍbeta.whoops.co.kr)는 추천인이 구직자에 대한 정보와 평가, 추천사유 등을 입력해 기업에 추천하는 서비스다. 페이스북이 연동돼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와 해당 구직자의 평소 생각 등도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은 일반 헤드헌터들에 주는 수수료의 10분의 1 수준만 운영자에게 지불하면 된다.
채용에 SNS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정확한 수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기업에 제출하기 위한 ‘위장용’ SNS 계정을 따로 운영하는 구직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 사용하는 계정의 내용 때문에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월 국내 한 출판사가 채용이 확정된 지원자를 SNS에 ‘자신은 반사회적 존재’라고 올린 내용을 보고 하루 만에 합격을 취소한 바 있다. 채용에 있어 SNS의 활용 정도와 사생활 보호에 대한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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