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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겨운 아파트 입주율 높이기 백태 보니?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아파트 분양시장이 유례 없는 불황을 이어가면서 입주율을 높이기 위한 건설사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현 시장 여건하에서는 집을 잘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팔린 집들의 구매자들이 온전히 입주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회사 입장에서는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입주가 순조롭게 이뤄져야 건설사들은 잔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잔금 회수는 현금 유동성과 직결돼 사실상 회사의 존폐를 가를 수도 있는 중대 변수인 셈이다. 더구나 최근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시세가 분양가 이하로 하락하면서 곳곳에서 잔금 납부 거부 및 입주 거부 운동이 속출하는 등 건설사의 부담이 커지는 것도 이같은 움직임을 키우는 요인이다.

인천 청라지구에 아파트를 공급한 건설사들은 오는 8월 입주를 앞두고 입주율을 높이기 위한 각양각색의 묘안을 짜내느라 연일 분주하다. 청라지구는 2년 전 국제금융특구와 국제업무지구에 대학까지 들어서는 등 장밋빛 전망에 최고 29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지만, 최근엔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면서 입주 전선에 적신호가 켜진 곳이다.

지난해 청라 반도유보라1차(174가구) 입주에 이어 8월 754가구 규모의 ‘청라 반도유보라 2.0’ 추가 입주를 앞둔 반도건설은 분양 계약 조건에 없던 단지내 영어마을 도입을 결정했다. 반도건설은 입주 3개월 전부터 현장에 입주서비스센터를 열고 입주예정자의 의견수립 및 입주관련 안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또 입주민들의 교통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셔틀버스 2대를 제공하는 한편 입주청소비와 아파트 관리자 일부 인건비 지원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청라지구 입주민과 일부 건설사간 벌어진 법정소송을 목격한 뒤 이같은 입주민과의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반도건설 측의 사전 포석인 셈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입주중인 GS건설의 ‘메세나폴리스’도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기발한 마케팅이 총동원되고 있다. 3.3㎡당 분양가가 평균 3000만원 안팎인 ‘메세나폴리스’는 가장 비싼 주택형 가격이 30억원을 웃도는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입주율 100% 달성이 중요한 과제였다.

GS건설은 이를 위해 입주민에게 요트회원권(2년) 제공은 물론 가사도우미, 발레파킹, 택배전달, 골프ㆍ요가강습, 헬스케어, 이사비 지원 등 10종에 달하는 특별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 분양가를 할인해 주는 입주 마케팅도 인기다. 준공후 미분양이 자금부담을 키우는 데다 입주율을 낮춰 주택브랜드 이미지에 상처를 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금호건설은 경기도 부천의 리첸시아중동 주상복합에 대해 최대 30%의 분양가를 할인해주면서, 기존 계약자에 대해서도 동일한 혜택을 제공해 입주에 대한 불만이 없도록 하고 있다.

한 건설업체 분양담당자는 “과거에는 분양 초기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 지출을 통해 사업 초기 마케팅에 전력을 다했지만, 최근엔 입주 마케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건설사들이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초기 분양에 집중 투입하는 마케팅 비용을 분양 초기와 입주 시즌, 미분양 해소 등으로 균형을 맞춰 골고루 사용하는 경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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