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청제 전문 백승훈 러스트케미칼 대표
기체 형태 부식 방지 기술력 으뜸현대·기아차 등 유수 기업에 납품
“지러스트(Zerust)나 콜텍(Cortec) 같은 글로벌 방청제 기업과 겨뤄도 자신있습니다.”
백승훈<사진> (주)러스트케미칼 대표가 회사를 세운 것은 2003년. 지러스트와 콜텍이 국내 방청제 시장을 80% 이상 점유하고 있던 시기였다. 당시 다른 방청제 업체에서 근무하던 백 대표는 “현대ㆍ기아자동자가 자동차 반제품 수출량을 크게 늘려가고 한국 조선업체가 글로벌 1~3위를 휩쓰는 것을 보면서 방청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며 회사를 세우게 된 배경을 밝혔다.
녹을 방지하는 화학물질을 휘발시켜 금속에 막을 형성, 보호하는 기화성 방청제(Volatile Corrosion Inhibitor, VCI)는 기존의 방청유가 도포되기 힘든 제품의 후미진 부분 구석구석까지 기체 형태로 침투해 막을 형성한다. 운송기간 내내 기화현상이 일어나면서 균일한 방청효과가 유지되고 운송 후 세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 자동차 부품이나 선박 블록뿐 아니라 정밀기계, 전기전자, 군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기화성 방청제품의 기본이 되는 VCI 파우더를 개발하면 필름, 랩, 방청지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어 적용 범위가 다양하다. 파우더를 만드는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국내 업체는 현재 러스트케미칼을 포함해 4곳에 불과하다. “매일 방청제 재료가 되는 화학물질과 그 배합을 알아내기 위해 매일 책을 들여다 보고 실험을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창업 초기를 회상했다. 이때 시행착오가 기화성 방청제 브랜드 ‘러스텍(rustec)’의 기반이 됐다.
기술을 개발했지만 시장 확보가 쉽지 않았다. “외국기업 제품만 선호하는 기업들이 많고 저가시장은 군소업체들의 경쟁이 심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백 대표는 “단가를 위해 품질을 포기하기보다 기본 재료가 되는 파우더와 레진의 기능과 성능을 높이고자 했다”고 회사의 전략을 설명했다. 파우더와 레진의 성능이 좋을수록 필름, 랩, 방청지 등 다양한 형태로 고객의 수요를 맞출 수 있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R&D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전체 예산의 10%, 전체 인원의 30% 이상을 R&D에 돌렸다. 중소 벤처업체로서는 높은 수준.
러스트케미칼의 제품은 철, 구리 등 기존 적용 제품뿐 아니라 물에는 강하지만 황화수소에 의해 녹이 스는 은 제품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또한 제품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높다. 원천기술인 파우더를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러스텍의 장점을 인정받아 현대ㆍ기아차, 삼성 엔지니어링 등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중국의 유명 자동차 업체인 동풍 자동차와 홍치 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다.
러스텍의 모든 제품은 식품첨가제로도 쓰이는 원료로 만들어지는 친환경 제품이다. 백 대표는 “축적된 기술력으로 세계적인 친환경 화학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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